에너지 수급대책에 적극 협조하자

이라크전쟁이 발발함에 따라 원유의 70% 이상을 중동지역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需給)에 비상이 걸렸다. 석유는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50 %를 차지해 만일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산업은 물론 국민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행히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전력 등은 계절적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비수기로 접어 들어 수급불안을 덜어 주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고 돌발변수가 생길 때는 안심할 수 없다. 특히 전쟁이 중동전역으로 확산돼 유전이 파괴되고 수송로가 봉쇄되면 더욱 심각해 진다.

우리나라 원유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도입량 7억9천40만배럴 가운데 중동에서 들여오는 것이 73%(5억8천만배럴)나 된다. LNG도 전체 도입량 1천782만7천t 가운데 중동산이 50%를 차지한다.

산업자원부는 현재 원유의 비축분이 정부와 민간을 합쳐 97일분에 이르고 당초 일정 대로 원유가 도입돼 당장의 수급 위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수급위기가 당장은 없다고 하여도 만반의 대비를 갖춰야 한다.

이미 시행 중인 백화점, 할인점, 자동차판매소, 주유소 등의 옥외 조명 제한 조치 강화는 물론 3단계 에너지 수급대책을 앞당겨 실시해야 한다. 전쟁초기 유가급등시, 국가적 에너지수급 차질시, 전쟁장기화 전국적 수급 차질시 등 3단계 에너지 수급대책 중 지금은 1단계에 해당되는 때다. 따라서 호화 유흥업소의 네온사인과 교량, 분수대 등 도심 경관을 위한 조명 등 옥외조명 사용시간을 자정부터 다음날 일몰 때 까지로 제한해야 한다.

골프장, 스키장, 대형목욕탕과 찜질방 등의 에너지 사용시간과 놀이공원, 위락시설 등에 대한 에너지 공급 제한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당국은 석유제품의 사재기나 부당 가격인상을 적극적으로 단속해 수급 교란 행위를 막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라크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이 돼서는 안되지만 정부, 특히 국민은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는 마음으로 3단계 에너지 수급대책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성공적인 에너지 수급대책은 에너지 절약이 최선의 방법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