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박물관 '고려시대 개성과 경기'...학술세미나

경기도박물관(관장 양미을) 주최로 22일 열리는 ‘고려시대 개성과 경기’ 학술세미나에서는 개성 및 경기지역의 고려시대 문화유적에 대한 현황 및 연구동향, 보존방향 등을 소개한다.

도박물관 김용철 학예연구실장이 사회를 맡은 세미나는 신안식 교수(명지대)의 ‘고려시대 경기의 위상과 역할’이란 기조발제에 이어 ▲개경의 불교 사원건축(이강근 경주대 교수) ▲고려시대 석조미술(최성은 덕성대 교수) ▲고려도자와 경기(장남원 이화여대박물관 학예연구원) ▲개성지역의 문화유산 현황과 보존방안(장호수 문화재청 전문위원) 등 5개 주제를 발표한다.

먼저 신 교수는 기조발제에서 “고려시대 경기지역은 수도 개경을 중심으로 정치·경제·문화·국방의 주요 역할을 담당했으며 이는 고려왕조가 국토운영의 중심 축으로 조성한 것”이라고 발표한다. 특히 “경기 지역 출신들은 중앙 정계에 활발히 진출했다”며 “각지에서 올라온 중앙관료들의 경제적 터전으로 작용, 한양 중심의 조선왕조 설립의 바탕이 됐다”고 말한다.

이강근 교수는 남북한의 고려시대 건축물을 비교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이 교수는 1990년대 이후 남한지역의 고려건축 발굴조사와 북한의 고려 정궁터(일명 만월대)를 비롯해 불일사지, 영통사지의 발굴 내역을 근거로 개경의 불교사원과 지방 불교사원의 관계를 조명한다. 이어 “남한의 봉업사(안성)와 개태사지(논산)가 고려 왕실의 어진을 봉안한 진전사원이란 점에서 개경의 진전사원인 불일사지와 흥왕사지의 건축 유구의 비교연구는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덧붙인다.

최성은 교수는 고려전기 양주, 광주, 죽주의 석불을 중심으로 경기 지역의 불상과 수도 개경의 불상양식과의 상관관계를 밝힌다. 최 교수는 “양주, 광주, 죽주지역은 막강한 호족세력의 후원으로 대규모 불사가 이뤄진 곳”이라며 “개경의 불상양식이 반영된 수준높은 상들이 조성됐다”고 말한다. 특히 삼각산 승가사의 마애불좌상이나 승가대사상, 삼천사마애불입상 등은 고려왕실과 긴밀한 관계에 있던 사찰에서 조성된 것으로 고려 개경의 미술이 반영된 듯하다.

장원남 학예연구원은 고려초기 도자기는 왕실 혹은 국가와 같은 큰 틀속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장 연구원은 “벽돌로 지은 전축요에서 생산한 초기청자는 왕실중심의 가례규범을 구현하기 위한 제기가 경기지역 공통으로 출토됐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장호수 문화재전문위원은 개성지역의 문화유적과 유물의 분포상을 발표한다. 개성의 만월대, 개경인근의 절터 발굴작업, 태조 왕건 묘역의 유적 복구 및 정비사업을 소개하며, 향후 문화유산의 복구와 보존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개성공단 조성과 신도시 건설, 관광지구 개발에 따른 유적 파괴의 가능성과 이에 대한 방안으로 문화유산 실태조사, 도시기본계획 수립 등을 제시한다.

이날 종합토론에는 홍영의(국민대 강사), 강호선(서울대 강사), 배진달(용인대 교수), 이종민(해강도자미술관 학예연구실장), 하문식(세종대 교수) 등이 참여한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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