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의회의의 화두 두가지를 들라면 첫째는 전국 지방의회와 함께 보조를 맞추고 있는 ‘명예직 탈피’이고 둘째는 의회다운 의회만들기 즉 ‘위상제고’다.
그런데 이 두가지 다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각은 곱지않다.
이달들어 열린 182회 임시회에서 도의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제는 지구당 위원장 길들이기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대표의원의 발언에 이어 반드시 ‘지방의원의 보수제’ 실현을 의결했다.
지방의원의 명예직 굴레벗기는 지난 91년 지방자치가 출범하면서 제정된 지방자치법상의 ‘지방의원 무보수 명예직’ 규정 조항이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활성화하는데 적지않은 장애가 되면서 중앙정치권에서도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가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이에 따라 잘만하면 올 정기국회를 전후해 실현될 가능성이 적지않아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보수=책임’이라는 의원들의 각오와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경기도의회가 내세우는 의정활동을 보면 과연 이런 의정이 ‘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인가’라는 의구심을 들게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보자면 의원들의 해외연수를 위해 투명하지 않은 예산을 편성한다든가, 집행부가 요구한다고 해서 어물쩡한 검증절차로 의결한다든가,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다고 해서 무리하게 예산을 요구한다든가 등등.
또 수십년간 공직사회에 몸담아 온 공무원들을 마치 부하직원인양 막말을 한다든가, 무슨무슨 산하 단체장이 인사를 안왔다고 해서 앙심을 품는다는가 하는 ‘치기어린 행태’ 등도 주민들을 위한 봉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과연 이런 행태들이 보수를 받는다고 해서 책임지는 의정으로 달라질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위상제고도 마찬가지다.
지난주에 있었던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북부지소 개소식에 의장의 인삿말과 관련, 담당자가 ‘의장님이 원하신다면 인사말을 할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했다가 홍영기 의장을 비롯 센터를 수감기관으로 하고 있는 김홍규 경제투자위원장이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발끈하고 나서 센터가 현재도 홍역을 치루고 있다.
경기도와 쌍두마차라고 매번 집행부가 치켜세우고 있지만 행사때마다, 그것도 도 산하기관의 행사에서 집행부의 수장은 말안해도 인삿말을 준비하고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는 의장에게는 그런 기회조차 사전에 봉쇄했으니 당연히 ‘의회의 위상’ 운운하며 반발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도 다시 짚어 보면 ‘과연 이런 방법이 의회의 위상을 제고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그동안 이와 유사한 사태는 한두번 발생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 의회는 이런 식의 ‘투정’만을 부려왔지 단 한번도 제도적으로 접근하는 노력을 기울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투정이 투정으로 끝난다면 결국 또다시 ‘의원들이 그렇지’라는 조롱의 대상 밖에는 되지 않는다.
의회의 위상은 제도적으로나 관습적으로 정형화될 때 말로하지 않아도 찾아지는 것이 아닐까?
이제부터 의회는 명예직을 벗어나든, 위상을 정립하든 반드시 말이 아닌 실천을 보여야 하며 그 실천을 하기위한 논리와 절차를 반듯하게 정립하는 한차원 높은 의정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만 제6대 의회 출범 한돌을 맞을 때 도민들로 부터 ‘지방의회가 많이 달라졌다’는 칭찬을 들을 수 있다. /ihju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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