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내일부터 대표 경선에 돌입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6명의 후보가 당 대표로 등록하여 13일 동안 공식적인 선거운동을 하게 된다. 이번 당 대표 선거는 지난 해 12월 제16대 대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이 그 동안 과도체제로 운영하여 오던 당체제를 새로 정비하여 본격적인 야당의 모습을 갖추기 위한 첫번째 시도이기 때문에 정치권의 관심은 대단하다.
현재 한나라당은 원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원내 제1당이다. 비록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하기는 하였지만 원내 제1당으로서 국회를 사실상 책임지고 있다. 한나라당이 국회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의회운영 행태는 변하게 된다. 따라서 당의 지도부가 어떻게 바뀌느냐는 것은 한나라당 자체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정치권에 대한 변화를 예측할 수 있어 이번 대표 경선은 한나라당 자체의 행사만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타난 한나라당의 변화 모습은 국민들에게 호의적이 아니다. 여당인 민주당이 신당 문제로 갈팡질팡하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인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대안세력으로 등장하여야 됨에도 불구하고 구태의연한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어 실망하고 있다. 대선패배를 변화의 기회로 삼아야 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원내 다수의석에 안주하는 모습만 나타내고 있어 안타깝다.
특히 최근 대표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후보자들간의 상호비방, 흑색선전과 과도한 선거비용 사용문제 등은 아직도 한나라당이 국민의 변화욕구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증거이다. 물론 당 대표를 23만명의 대규모 선거인단의 직접 투표를 통하여 선출하게 되므로 다소의 잡음은 예상되지만 이미 상당한 수준의 혼탁한 경선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당 대표 선출과정을 변화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 대표 경선 과정이 절차상의 변화일뿐만 아니라 내용상의 변화까지 수반되어야 한다. 당 선관위도 엄정한 선거관리를 통하여 깨끗한 당 대표 경선을 실시함으로써 변화된 한나라당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며 당원 역시 마찬가지이다. 야당인 한나라당이 집권 여당을 견제하는 건강한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할 때 국민들은 야당에 지원을 보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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