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EU국제학술회의 '문화행사'

유서깊은 예술문화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한국문화잔치가 펼쳐져 스페인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주최로 26,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한국-EU국제학술회의와 때를 같이해 한국과 경기도를 알리는 경기도 문화주간(6.24~7.4)인 ‘KOREA WEEK’를 마련, 한국 문화예술의 정수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가우디 성당을 비롯해 가는 곳마다 예술작품이 즐비하고, 피카소, 미로, 달리 등 세계적인 화가들의 본거지인 바르셀로나에서 한국문화를 선보인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문화교류를 통해 양국의 우호와 협력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에 선보인 예술세계는 한국화단의 거목인 박생광전을 비롯, 경기도립국악단의 연주, 한국역사 사진전 등이다.

특히 주목을 받은 박생광전은 어거스티 성당에서 26일 개막, 오는 7월4일까지 선보이는데 스페인 현지의 많은 인사가 참석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박생광(1904~1985)은 한국 동양화 전통에 신기원을 이룬 화가로 한국 현대미술계에 가장 선구자적이며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이번 전시는 이영미술관(관장 김이환) 주관으로 이뤄졌는데, ‘명성황후’를 비롯해 ‘무녀’, ‘범과 모란’, ‘토암산 해돋이’, ‘보살과 여인’ 등 대작 9점으로 한국적 내음이 물씬 풍긴다.

이 중 일제의 비참한 폭력 앞에서도 의연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극락세계로 승천한 성자처럼 누워있는 명성황후의 모습을 그린 ‘명성황후’는 ‘한국의 게르니카’로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와 견줄만하다는 호평이었다.

가우디 성당의 조각가인 수비라치는 “한국예술은 상징성이 뛰어나며 박생광의 작품을 통해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생광전과 함께 어거스티 성당에선 ‘한국 역사 사진전’도 열렸다. 일제시대와 전쟁 등 고난을 뚫고 성장한 50년간의 한국의 모습을 사진을 통해 본 전시로 40여점의 작품이 선보여졌다.

경기도립국악단(예술감독 이준호)의 연주 또한 유럽인들의 가슴을 울렸다.

지난 2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펼친 국악단은 26일 밤 한국-EU국제학술회의 기념공연에서 전통음악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묵직하고 깊이 있는 궁중음악 ‘수제천’과 함께 채주병 악장의 거문고 산조, 생황과 단소의 이중주인 ‘생소병주’, 신명나는 사물놀이를 선보였다.

이어 27일엔 레오스 시민회관에서 공연을 열어 한국음악의 멋과 맛을 한껏 펼쳐보여 환호와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았다.

우리문화의 스페인 나들이는 한국문화예술의 우수성을 유럽에 당당하게 선보인 야심찬 기획으로 큰 의미와 가치가 있는 행사였다는 평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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