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시크교도는 주로 펀자브 지역에 몰려 있다. 이들이 밥먹는 방법을 두고 칼 부림까지 하는 분쟁에 휘말린 일이 있었다. 마루 바닥에 둘러 앉아서 식사하는 것은 평등을 의미하는 전통 의식이다. 그랬던 게 개화파에 의해 사원에 식탁과 의자가 들어오자 시크교 최고 지도자는 이를 추방했다. 드디어 보수파와 개화파 간에 사원에서 칼 부림이 일어난 게 4년전 일이다.
초자연적 존재의 권능을 신봉하는 종교엔 저마다 믿는 대상이 따로 있고 독특한 의식이 있다. 같은 교파 간에도 시크교처럼 의식으로 싸우기도 하고 이교도에 대한 저항으로 종교끼리 싸우기도 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끊임없는 싸움, 중동분쟁은 이를테면 종교 분쟁이다.
인간의 신앙의 자유는 타고난 자연법적 권리다. 어느 나라든 이를 실정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천부의 권리를 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종교의 자유는 다른 종교의 자유를 인정해야 나의 종교의 자유 또한 인정 받는다. 종교는 샤머니즘이 아니다. 일신의 안위와 기복만을 비는 신앙은 곧 무속신앙이다. 많은 사이비 종교가 바로 이 무속신앙을 틈새로 창궐한다. 자신의 신앙에 확신을 갖는 참다운 종교인일 수록이 타의 종교인 또한 존중하는 것을 보는 건 아름다운 일이다.
2001년 5월 카톨릭 교황 바오로 2세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그리스 정교회 대주교를 만난 자리에서 포옹을 나눴다. 김수환 추기경은 평소 교분이 두터웠던 성철 큰스님이 입적하자 정중한 조의를 표하고, 근세 유림의 거두 김창숙 선생 묘소의 고유제선 큰 절을 올리기도 했다.
목사가 말기 암으로 투병중인 스님을 위해 사랑의 바자회를 연다는 소식이 있다. 광주(光州)의 임의진 목사가 환경운동을 하면서 알게 되어 함께 지역사회 문화활동도 벌인 일철 스님의 투병을 돕기위해 ‘사랑의 음반’ 제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교인이 다른 종교인을 사랑하는 것은 인간 사랑이지 개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종교와 종교인은 구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인이 다른 종교인도 사랑할 줄 아는 이런 종교계 풍토의 확산을 기대하고 싶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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