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댐으로 계획했던 한탄강 댐을 홍수 조절 전용댐으로 바꿔 건설키로 한 일은 시민·환경단체의 요구를 상당부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최종 협의를 수용키로 한 한탄강댐은 하천생태계 단절 방지 및 보호를 위해 연중 350일 수문을 완전 개방하고 우기시 15일 이내에서 홍수조절용으로 물을 가둘 방침이라고 한다.
길이 707m, 높이 85m, 총저수량 3억1천100만t의 댐 규모는 당초 계획대로 하되 연중 수문을 개방하는 형태로 운영한다면 다목적댐 건설로 우려했던 자연환경 수몰은 적잖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탄강은 현무암 지대로 협곡과 단구지형, 계단식 지형을 이루고, 지질구조는 주상절리(柱狀節理)와 베개구조 등으로 구성돼 국내에선 보기 드문 용암류 형태의 특성을 갖추고 있다. 또 한탄강 유원지를 비롯, 고석정, 순담계곡, 화적연, 재인폭포 등과 같은 관광지와 연천군 고문리와 부곡리 일대 양서류·파충류 등의 집단 서식지 등이 보존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지역이다.
댐 건설로 인한 수몰면적은 15.3㎢이며 297가구의 주택과 창고, 축사 등이 물밑으로 사라질 처지에 놓여 있다.
시민·환경단체들로부터 한탄강 댐을 포기하고 임진강에 대규모 다목적댐을 건설하라는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원래 수자원공사도 임진강에 댐을 건설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북한지역 침수문제로 도저히 불가능해 한탄강댐을 건설하는 쪽으로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연천·포천, 강원도 철원 등 지역 일부 주민들이 전면 백지화도 요구하고 있으나 여기에는 홍수예방과 농업용수 공급 등을 위해선 댐 건설이 불가피한 당위론이 있어 간단히 결정할 일이 못된다.
문제는 삶의 터를 잃는 수몰예정지구 주민들이 납득할만한 충분한 이주대책과 생태계 보존 및 관광자원 수몰을 최소화하는 구체적인 대책이 제시되지 않은 점이다. 댐건설은 어느 특정지역을 위한 일이 아니다. 국가적인 사업이므로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고 양보해야 한다. 연중 350일 수문을 완전개방하는 사실을 전제로 하여 그동안 도출된 문제점부터 타결하는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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