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문화는 장소와 밀접하다. 잠옷 차림은 안방에서만 어울린다. 집 마당만 나와도 남이 보기에 흉하다. 야회복 차림은 야간 연회에서는 썩 멋있어 보이지만 길거리에 나오면 어색해 보인다. 육상 선수의 유니폼은 경기장에선 당당해 보인다. 하지만 그걸 입고 음식점에 나타나면 이상해 보인다.
올빼미란 뜻의 ‘후터스’는 미국에선 여성의 가슴을 의미하는 일종의 속어다. 미국 레스토랑 체인점 후터스에 종사하는 여성 종업원을 일컬어 후터스 걸이라고 한다. 허벅지가 다 나오는 짧은 바지에 소매없는 엷은 천의 웃옷을 입는 후터스 걸은 홀 서빙 모습이 야한 게 특징이다.
어느 영화배우 출신이 후터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에 후터스 걸을 선보일 거라는 소식이다. 그는 육상선수들이 입는 옷과 비슷해 별 문제가 없다지만 여성 종업원의 가슴 과시를 무기화해보이려 하는 음식점이 육상경기장은 아니다.
일본에는 ‘노팡’(노 팬티) 끽다점(다방)이 있다. 끽다점 바닥은 모두 거울이 깔려 미니 스커트에 웃옷을 걸치지 않은 여성종업원이 거울위로 다닌다. 이에 비하면 덜 퇴폐적이라 할지 모르지만 어떻든 여성을 상품화하는 것은 맞다.
성의 상품화는 곧 퇴폐산업이다. 사회가 퇴폐산업으로 치우치다 못해 음식점마저 노골적으로 성 상품화를 내거는 지경이 됐다. 갈수록이 자극적이고 대담해지는 것이 퇴폐산업이다. 이렇게 가다보면 또 어떤 해괴한 게 나올지 모른다. 퇴폐산업의 발달은 필연적으로 퇴폐사회를 낳아 범죄의 온상이 되는데 문제가 있다. 어느 미래학자는 “지구촌의 성문화가 지금부터 1924년전 베스비어스 화산의 폭발로 바다속에 잠긴 폼페이 도시의 최후를 방불케 한다”고 말하고 있다.
후터스 걸은 미국에서도 선정성이 논란이 되어 성차별이라는 비판이 있었으나 결국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앞으로 국내 여성계 지도자들은 이를 어떻게 볼 것인지 주목된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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