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투병 추가파병은 국익을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이들과 어떠한 이유든 명분없는 전투병 파병을 해서는 안된다는 측과의 논쟁이 치열한 요즘, 평화의 상징으로 비둘기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기러기아빠가 아닌, ‘비둘기아빠’라는 말을 혹시 들어본 적이 있는지. 언젠가부터 기러기아빠가 생겨났는지 모르지만, 우리 주위에서도 기러기아빠를 어렵잖게 만날 수 있다. 얼마전 어느 기러기아빠의 쓸쓸한 죽음이 보도되어 여러 사람의 심금을 울린 바 있다. 기러기아빠의 의미에 대하여는 우리가 잘알고 있다.
그러나 비둘기아빠라는 용어는 우리에게 생소하다. 다양한 문명사회에서 다양한 인간생존 방식이 생기게 마련이다. 기러기아빠와 비둘기아빠는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의 산물이다.
기러기는 일정한 계절마다 돌아오는 철새다. 외국에 처자식을 놓아두고 아빠 혼자 고국에서 고군분투하며 돈벌어 처자식에게 보내고 기껏해야 1년에 한 두번 만나는 자발적 이산가족의 아빠를 일컬어 기러기아빠라는 표현이 생겨났지만, 주말이 되어야 가족상봉이 가능한 직장인을 비둘기아빠라 부르는 이유가 궁금하다.
백과사전에 의하면 비둘기과에는 총289종이 있다고 한다. 비둘기아빠가 된 사연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대부분 맞벌이 부부이기 때문에 비둘기아빠가 된 경우가 제일 많을 것이다. 타지로 발령이 날 때마다 비둘기아빠가 탄생된다. 비둘기아빠의 변은 대개 비슷할 것이므로 더이상 논하지 않겠다.
중국 후한서(後漢書)에 의하면 국가의 공신이나 원로대신으로서 70세가 넘은 사람이 벼슬에서 물러날때 손잡이 꼭대기에 비둘기모양이 새겨진 지팡이를 임금이 하사하였다 한다.
비둘기는 음식을 먹어도 체하지 않으므로 체하지 말고 건강하라는 뜻에서 비둘기가 새겨져 있는 구장(鳩仗)을 주었다고 한다.
비둘기아빠(기러기아빠 포함)는 다른 아빠들에 비해 생활이 불규칙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없으니 퇴근후 자연스럽게 술자리에 참석하는 횟수는 늘어 난다. 비둘기아빠들은 챙겨주는 사람도 없는데 술을 조금씩 먹고 규칙적인 식사와 적당한 운동으로 쉽지않은 이 세상을 건강하게 살아야 할 것이다.
철새와 대조되는 새는 텃새다. 기러기는 철새, 비둘기는 텃새다. 텃새에는 비둘기외에 참새, 까마귀, 까치, 박새, 꿩, 올빼미, 부엉이 등이 있다. 참새아빠,올빼미아빠보다는 비둘기아빠가 기러기아빠와 어우러져 자연스럽다. 1년에 한두번 가족과 만나는 기러기아빠에 비해 비둘기아빠는 꽤 행복한 편이다.
비둘기는 귀소본능(歸巢本能)이 있어 일찍부터 통신용으로, 특히 전신용으로 쓰여졌다고 한다. 1분간에 약1㎞를 날며 제집으로 찾아오는 본능이 있다. 비둘기아빠들도 주말이 가까워지면 귀가본능이 발동된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 본능적으로 음주가무를 자제하며 몸만들기에 들어간다.
복잡한 사회에서 점점 늘어나는 비둘기아빠와 기러기아빠들! 가족을 위해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행복한 기러기아빠, 비둘기아빠가 되도록 하자.
/조국증.한국토지공사 용인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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