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문학상

올해로 4회를 맞은 ‘시흥문학상’은 지방자치단체가 제정했지만 응모자가 전국 각 지역 사람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문단에 등단하지 않은 신인만 응모하는 것이 아니라 기성문인도 응모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채롭다. 시흥문학상은‘시흥을 전국에 알리기 위하여’ 처음에는 응모작품 소재를 ‘시흥의 자연, 역사’ 등으로 한정했었다.

시흥은 서해안 시대를 꽃피울 지리적인 여건을 갖췄다. 서해안에서 낙조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오이도, 신석기의 패총, 청동기의 지석묘, 통일신라 말엽 청자·백자 가마터, 고려초기의 마애상 등 선사유적지가 역사의 숨결을 전해 준다. 해안 따라 펼쳐지는 황홀한 해넘이, 월곶 포구, 오이도 해양 단지도 유명하다. 사철 시민을 반겨주는 소래산은 늘 아름답다.

이러한 시흥을 문학작품을 통해 널리 자랑하고자 제정한 시흥문학상이 지금은 문학인구 저변확대에도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제3회 때 詩부문 대상은 울산 사람이, 수필부문 대상은 부산 사람이 당선됐다. 응모작품을 시흥시 인터넷 홈페이지로만 접수하고 응모자의 이름이 없는 작품을 놓고 심사하기 때문에 공정성도 확실하다.

한국예총 시흥지부 및 한국문인협회 시흥지부가 주관하면서 올해 제4회 심사에도 시흥거주 문인은 참여하지 않았다. 주관측이 스스로 결정한 심사방법이다.

올해 시흥문학상 당선자 중 시부문 대상은 고양시에 거주하는 하백수씨가, 수필부문 대상은 서울의 김문호씨가 당선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국 각지에서 544명이 응모했고 작품은 1천982편에 이른다. 응모한 작품이 이렇게 많은 것은 시흥문학상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지만 상금이 많은 이유도 있을 수 있다.

시·수필 대상자는 200만원, 금상 100만원, 은상 50만원, 동상은 20만원을 각각 지급한다. 시흥시가 문학에 투자하는 예산이 결코 적지 않다.

응모작품을 심사하던 날 조동진 예총시흥지부장은 “대상 상금을 500만원으로 올리는 계획을 시흥시와 추진하는 등 시흥문학상을 더욱 활성화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었다. 시흥시의 문화예술행정을 경기도 각 시·군이 본받았으면 좋겠다./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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