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귀난치질환 종류가 100종이 넘고 실제 환자는 47만명선에 이르는데도 정부가 8종 질환에만 의료비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고통 받기는 다 마찬가지인데 특정 질병만 지원해 주는 것은 차별대우라는 다른 희귀난치병 환자들의 주장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아직 난치성 희귀질환자나 장애인들을 위한 국내 지원과 보험 혜택이 미흡해 대다수 환자와 가족들이 심각한 고통과 경제적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 파킨슨병과 혈우병 외에도 베체트병 크론병 쿠싱신드롬 주버트신드롬 등 일반인들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사회의 무관심 속에 너무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돼 있는 희귀난치성 질환자는 지난해말 현재 1만1천469명으로 정부는 그동안 2001년부터 이들 중 일부인 만성신부전증과 근육병, 혈우병, 고셔병 등 4종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지원 사업을 시행해 왔다. 2002년에는 베체트병과 크론병이 포함됐으며 올해에는 다발성경화증과 아밀로이디증이 추가됐다. 이들은 1인당 월 20만원~426만원의 의료비 지원을 받고 있으나 워낙 고가의 치료비가 들어 고통을 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8종에서 제외된 환자와 가족들은 더욱 비참한 투병과 간병에 신음하고 있다. 더구나 희귀질환은 환자수가 적어 민간병원의 투자와 연구활동이 부진하고 전문의도 드물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희귀의약품들은 값이 비쌀 뿐더러 구하기도 힘들어 환자와 가족들이 이중 삼중으로 고초를 겪는다.
정부 예산상 모든 희귀병에 대해 지원을 해줄 수 없다는 복지부의 입장은 충분히 안다. 하지만 지원을 요청한‘윌슨병’환자 가족모임의 회장에게 복지부 관계자가 “‘환우회’ 활동이 활발해야 지원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선정기준에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복지부는 모든 희귀질환에는 당장 안되더라도 본인치료비 부담이 많거나 아동 환자의 발병 비율이 높은 질병 등을 우선적으로 선정 대상에 포함시키는 일부터라도 조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장기적이면서도 고가의 치료를 요하는 희귀난치질환 치료를 위주로 의료보험을 개편하는 일도 아울러 추진하기 바란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