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출연자

방송, 특히 TV는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이어서 방송 출연자는 엄연히 공인이다. 그동안 일부 출연자들이 상식을 넘어선 발언으로 지탄을 받은 적이 많았지만 최근엔 더욱 심해져 여간 불쾌한 게 아니다. 특히 연예 프로그램이 더하다.

방송 출연자는 개인적인 관계를 떠나 서로 ‘oo씨’나 직함을 부르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작금 TV에서는 ‘누님’ ‘선배님’ ‘오빠’ ‘언니’ 등 진행자와 출연자간 개인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호칭을 사용하거나 이름을 부르는 사례가 빈번하다. 마치 친목회나 동문회의 뒷풀이 장소 같다.

진행자와 출연자들이 사용하는 말 중에 반말도 많다. 조금 지난 예를 들면 태진아 가수는 KBS2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응 그렇지…. 웃기는 친구 아니야?”하고 말하는 등 진행자에게 시종 반말로 일관했다.

한술 더 떠 “왜 안해! 가을 운동회인데… 여자들(떡)물고 있어”, “야 황보! 너 왜 했어”등 일부 진행자는 출연자에게도 반말을 사용했다.

상대방을 낮추는 호칭이나 비속어가 그냥 마구 나온다.

“야! 지원아 너나 잘해”, “니네 다 죽었어”, “뭐야! 아이씨∼”, “싸가지가 없네요”등이 이러한 사례다. 또 ‘돼랑이’, ‘윤덤’ ‘만갑이 형님 등 별명을 부르기도 했다.

드라마속의 대화라고 하여도 거부감이 드는데 선후배들이 모인 사석과 조금도 다르지 않아 지겨울 정도다. 진행자나 출연자들이 시청자를 우롱하는 게 심히 불쾌하다.

이런 저질 방송을 보며 재미있어하는 일부 시청자들의 모습도 한심하다. 도대체 방송국들의 제작자는 무슨 마음으로 저질·막말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또 수준미달의 진행자나 출연자들을 등장시키는 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닌 말로 출연시키는 대가로 그들에게 혹 뇌물이라도 받았는가, 저절로 의심이 간다.

TV를 안볼 수도 없고 정말 황당하다. 저질 연예인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강력히 제재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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