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체포와 이라크의 미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고향인 북부 티크리트에서 지난 14일 아침 생포되었다고 바그다드에 주둔하고 있는 미 군정 최고 사령관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티크리트 인근 한 농가에서 가짜 턱수염으로 변장하고 은신 중 잠을 자다 생포된 것으로 알려진 후세인의 체포 장면이 전 세계 매스컴을 통하여 방영되었다. 더구나 DNA 검사를 통하여 후세인임을 확인까지 하였으며, 부시 미 대통령도 성명서를 발표함으로써 후세인의 진위 여부는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후세인이 체포됨으로써 지난 1979년부터 24년간 이라크를 철권통치한 그의 죄상에 대한 단죄와 함께 이라크 민주화의 길이 트였다. 미 군정은 후세인이 이라크에 설치된 전범 재판소에서 공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유엔의 참여를 주장하고 있어 앞으로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현재로서 판단하기 힘들다.

후세인의 체포는 우리에게 새삼 철권 정치를 행한 독재자의 비참한 종말을 보여 주고 있다. 역대 독재자들이 일시적으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대며 부귀영화를 누렸으나 결국 비극적 종말을 맞았다. 무고한 국민들을 자신의 권력 기반 구축을 위해 무자비하게 희생시키면서 부패정치를 일삼은 수많은 독재자들의 말로를 우리는 이번 또한 귀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또 관심을 가져야 할 사항은 앞으로 전개될 이라크의 장래 문제이다. 후세인의 체포로 이라크 저항군들의 테러는 약화될 가능성이 많으며 동시에 이라크는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후세인의 체포가 저항세력의 극단적인 테러를 야기시킬 우려도 배제할 수 없으나 구심점을 잃은 저항세력은 약화될 것이며 따라서 미국은 앞으로 이라크 복구문제를 비롯한 전후 처리문제에 대하여 더욱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것이다.

현재 이라크에 의료지원단을 파견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미국이 요청한 추가파병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지난 일요일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4당 대표들간에 3천명 규모의 특정지역 치안유지를 위한 파병안에 이견이 좁혀져 파병동의안이 곧 국회에 제출된다. 국회는 국민 여론을 심도있게 수렴, 파병동의안을 지체없이 처리해야 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이라크 사태의 진행 상태를 예의 주시, 탄력성있게 대처해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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