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립병원 건립 추진, 타당하다

54만명이 살고 있는 성남시 구도심에 종합병원이 1개뿐이라면 심히 열악한 의료환경이다. “의료공백이 아니라 의료불편”이라며 “구도심만 보면 종합병원 부족이 맞지만 성남 전체를 따져 보면 병원이 남아 돈다’는 성남시의 인식은 산(山)만 보고 숲을 안보는 격이다.

성남 주민들이 공청회를 열고 ‘성남시립병원설립을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시립병원추진위)’라는 단체까지 결성하여 시립병원 설립 서명운동에 나선 것은 이유가 성립된다.

수정구에 있는 인하병원(450병상)이 지난 7월 휴업해 성남인구 96만명 중 54만명이 사는 구도심에 남은 종합병원은 성남종합병원(292병상)이 유일한 상태다.

성남엔 4개의 종합병원이 더 있으나 모두 분당구에 몰려 있는 데다 다른 병원에 비해 진료·입원비가 비싸고 진료를 받기 위해선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불만 요인이다. 더구나 분당구 종합병원에 가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려 응급의료체계가 무너진 실정이다.

시립병원추진위는 이러한 의료 공백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이 전국 최초로 ‘지방공사 성남의료원 설치 조례’를 주민발의로 제정키로 했다고 한다. 3개월 안에 20세 이상 성남시민 1만1천여명의 서명을 받아야 주민 발의를 할 수 있으나 15일 현재 이미 5천여명이 참여했다.

시립병원 부지도 폐업한 인하병원, 1공단부지 일부, 신흥동 시유지 활용 등으로 가닥을 잡아 가고 있어 서명이 마무리돼 주민 발의를 하면 조례(안)에 대한 시의회 의견 절차만 남아 있다.

시립병원은 시설과 경영면에서 일반병원에 뒤져 비효율을 낳을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상되는 우려를 개선, 정상화한다면 시민이 주인되는 병원 건립은 장밋빛 계획이 아니다.

성남시는 시립병원 건립에 난색만 표명할 것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바란다. 시립병원은 저렴한 진료비, 간병부담 경감 등을 통해 성남시민만이 아니라 인근지역에도 의료소외 계층에 대한 진료기회를 늘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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