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개념이 동력화 하긴 한다. 예컨대 재즈 편성의 음악이나 고전에서 전승된 무곡(舞曲)같은 댄스음악이 이래서 연유한다. 음악을 주로하는 오락프로그램의 뮤지컬쇼 역시 마찬가지다. 레이저 광선을 이용하여 특수제조된 디스크로 영상과 음향을 텔레비전 화면에 재생시키는 비디오 디스크 플레이어 (VDP) 또한 같다.
이 모든 것들은 동력이 곧 특수성이다. 가수의 요란한 몸짓, 춤꾼의 춤이 이래서 무대배경을 이룬다. 안무(按舞)는 가곡 또는 가요에 따른 무용의 틀이나 진행을 창안하는 무대예술로 각광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노래와 앙상블을 이루는 춤은 장르, 즉 유형이 따로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면 트롯에서도 안무를 수반하는 것이 현대적 대중가요의 흐름이다.
대중가요를 유행가라고 하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대중가요는 지금도 유행가이긴 하나 그 무렵엔 ‘대중가요’란 말이 따로 없었다. 유행가라고 했던 시절의 가수는 제스처가 지극히 빈약했다. 꼿꼿이 선 채 그냥 노래만 부르다시피 했다. 지금은 비록 무대 배치에 춤꾼이 없어도 노래만 그냥 부르는 가수는 없다. 가요의 무대 동력화가 그만큼 보편화하고 있는 것이다.
무대의 동력화는 실로 화려하다. 현장 관객은 물론이고 텔레비전을 통해 보는 시청자들에도 풍성한 눈요기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분명한 게 있다. 눈요기거리가 가창력을 우월해서는 가요무대일 수 없다는 점이다.
형형색색의 입체조명, 드라이 아이스 등 뭉게구름 피우기, 폭발적인 전기섬광, 남녀 가수나 남녀 보조춤꾼의 섹시한 옷차림 그리고 율동, 실로 현란한 무대 연출이 놀랍도록 발 빠르게 발전한다. 하지만 이런 무대의 주제는 어디까지나 가수의 가창력이다. 가창력은 별 볼품없으면서 무대연출만 요란한 것은 다만 쇼일뿐 가요프로그램이라 할 수는 없다. 텔레비전의 가요프로가 점차 쇼프로화 해간다. 특히 지난해 연말 결산의 가요행사 프로는 거의가 가요잔치이기 보다는 주객이 바뀐 쇼프로화한 경향이 특히 심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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