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고 했다. 하물며 바다에선 더 말할 게 없다.
망망대해 대서양에서 서로 사랑하는 두 남녀가 바닷물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널빤지를 발견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오르면 그만 물에 잠기곤하여 한 사람밖에 오를 수가 없다. 여자만이 널빤지에 올리고 자신은 살을 에는 차가운 바닷물 속에 몸을 잠긴 채 남자는 “어떻게든 삶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며 희망을 지핀다.
이윽고 두 남녀는 추위에 지쳐 잠들었다. 하지만 여자는 널빤지 위여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지만 물속의 남자는 잠 든채 숨졌다. 대작영화 ‘타이타닉’(감독 제임스 카메론)은 실존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무려 3시간여에 걸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대목이다. 로즈(케이트 윈슬렛 분)는 이미 시신이 된 잭(레오나르도 디카리오 분)의 주검을 보고 절규하듯이 통곡한다.
많은 남녀가 서로 ‘사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사랑의 실체는 잘 모른다. 많은 사람들은 서로가 상대의 조건을 순수한 사랑으로 착각한다.
‘타이타닉’에서 보여준 잭의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죽음도 각오하는 희생정신이다. 이즈음의 많은 연인, 많은 부부들은 얼마나 사랑하는 이를 위해 희생정신을 가질 수 있는 지 실로 의문이 많은 세태다.
희생은 여성 보호의 본능을 지닌 남성의 의무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입으로는 희생적 사랑을 다짐 하지만 막상 위기가 닥쳤을 때 행동으로 옮기기란 여간해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사랑의 실체가 확실한 사람은 잭처럼 기꺼이 자신의 희생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여성개발원이 조사한 가운데 미혼 응답자 1천387명 중 ‘결혼계획이 있다’는 응답이 남성은 55.5%, 여성은 4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직 사랑의 실체를 느낄 수 있는 상대를 못만나서일 것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하게 되기를 바라고 싶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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