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거리에 ‘못 보던 차’가 쏟아져 나온다. 국내 신차의 경우 새로운 모델이 7개,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까지 합하면 10여종에 이른다.
현대차가 3월쯤 “스포츠 실용차(SUV·프로젝트명 JM)를, 7~8월에는 EF쏘나타의 후속모델 (NF)을 내 놓는다.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3월쯤 유럽시장을 겨냥한 소형차(SA)를, 8월에는 단종된 스포티지 후속 차종으로 소형 스포츠실용차(KM)를 출시한다. 10월에는 옵티마 부분변경 모델이 예정돼 있다.
GM대우차는 3월에 라세티 해치백을, 11월쯤에는 마티즈 후속인 신형 경차(M200)를 선보인다. 쌍용차도 4월쯤 고급 미니밴을 준비하고 있고, 르노 삼성차는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고 한다.
수입차는 40종이 넘는다. 일본차의 경우 작년 말 신문들이 경차 ‘스바루’를 들여온다고 보도했다. ‘스바루’는 “황소자리 어깨 부분에 보이는 플레이아데스 별무리”를 뜻하는 일본말이다. 일본은 자동차 이름으로 ‘닛산(日産)’ ‘도요타(豊田)’ ‘혼다(本田)’ 등을 지어서 세계를 누비고 있다. 자동차 이름만이 아니다. 특급열차도 일제 때 부산서 신의주까지 ‘아카쓰키(曉)’가 달렸고, 지금도 일본 신칸선을 ‘고다마(兒玉)’ ‘쓰바메(燕)’ ‘히카리(光)’들이 달리고 있다. 화성 탐사배 이름은 ‘노조미(望)’다. 모두 일본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960년대 초에 자동차 이름으로 ‘새나라’가 잠깐 나타났다가 없어지고 지금은 우리말로 이름붙인 자동차가 거의 없다. ‘누비라’는 우리 말 이름인가?
4월1일 개통된다는 고속철도 열차 이름도 ‘KTX’라고 한단다. 나라밖 여러 곳에서 태권도 용어의 ‘차렷·옆차기·돌려차기’등 세계화하는 우리 말이 없는 것도 아닌데 ‘번개·독수리’등을 고속철도 열차이름으로 왜 안썼는지 안타깝다.
자동차 이름도 ‘길벗·나들이·무지개·빙그레·아리랑·아침나라·해바라기’ 등으로 해봄직도 한데 자동차업계에서 우리 말은 쓰지 않는다. 아마 내 나랏말을 세계에 알리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모양이다./임병호 논설위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