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개통과 문제점

"오늘 ‘꿈의 철도’라는 고속철도(KTX)가 개통돼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접어 들었다.

서울~부산 2시간 40분, 서울~목포 2시간 58분, 서울과 천안은 불과 34분 거리다. 대전까지는 1시간이 채 안걸린다. 오는 2010년 고속철도 2단계 공사가 완료되면 서울~부산은 다시 1시간 56분으로 단축된다. 전국 어디라도 당일 여행이 가능하다. 국가적인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고속철도 개통은 단순한 교통여건의 개선만은 아니다. 철도역사 100년 만에 맞은 고속철시대로 사회·경제·문화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서울과 지방이 가까워지고 이동시간이 크게 줄어들면서 경제·관광·문화·레저 등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함에도 고속철도 개통의 이면에는 재고할 점이 드러난다. 우선 출발역사로 계획된 광명역이 경과역으로 전락했고 평택역은 승차역이 되지 못했다. 심히 유감스러운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경기도는 바람처럼 스쳐가는 지역일 뿐 이득도 소득도 없다.

두번째는 고속철도 운행으로 고통이 가중되는 서민생활이다. 당장 ‘서민의 발’인 통일호의 운행이 중단된데다 새마을·무궁화호가 대폭 감축돼 교통비 부담이 지역에 따라 2~3배 증가했다. 열차 이용 선택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퇴장한 통일호 열차는 경부선·호남선·경춘선·충북선 등 우리나라 전 구간에서 운행됐었다. 1955년 8월 15일부터 운행한 통일호 열차는 ‘국민열차’였다. 1991년의 경우 5천696만 8천 940명이 이용했다. 통일호 폐지로 교외선 6편, 경원선 9편, 경춘선 4편, 경전선 6편 등 비수익성 노선 44편의 열차운행이 중단된다.

고속철도 개통으로 경부선의 경우 새마을호는 63편에서 28편으로, 무궁화호는 69편에서 20편으로 감축 운행되는 것도 문제점이다.

서민들의 열차이용이 더욱 어렵게 됐다. 통일호 운행이 고속철 안전상 문제라면 설득력이 있지만 ‘적자노선’이라고 없애 버리는 것은 철도의 공익성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서민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이다.

고속철도 개통은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열어 놓은 역사적인 발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통일호 운행 전면 중단 등은 문제점이다. 고속철도의 안전운행과 함께 평택역 승차, 통일호 부분 운행 검토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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