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어화(解語花)란 ‘언어를 해득하는 꽃’이라는 뜻으로 절세가인의 대명사다. 당나라 현종이 나라일을 망쳐가며 총애했던 양귀비를 가리켜 “어떠냐, 연못에 핀 연꽃의 아름다움도 말을 하는 꽃(양귀비)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로다”라고 한데서 시작됐다. 현종은 양귀비와 주지육림으로 소일했고, 이런 연유로 하여 후세에 해어화는 주연에서 시중드는 미인들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
헤타이라(hetaira)는 고대 그리스의 해어화다. 남자들 술자리의 시중을 드는 헤타이라는 대부분이 노예 출신의 여성들이지만 빼어난 미모에 소정의 교양교육을 받아 지적 수준이 높았다. 이 때문에 부와 권력을 움켜잡는 헤타이라가 생기기도 했다. 예를 들면 정치가 페리클레스, 철학자 아리스티포스, 조각가 프라크시텔레스 같은 귀족층이 헤타이라를 연인으로 두었다. 페리클레스의 헤타이라 연인 아스파시아는 BC 445년경 정실부인을 쫓아내고 후처로 들어앉아 국정을 농단하였다.
한국의 해어화인 기생(妓生) 역시 높은 교양과 기예를 교육 받았다. 권번(券番)은 이를테면 마지막 기생학교다. 해어화나 헤타이라나 기생은 성산업(性産業)이긴 하여도 매춘을 업으로 한 것은 아니다. 이에 비해 현대사회의 성산업은 매춘이 본업화 했다.
당국은 수년 예정으로 사창가를 다 없앤다고 하지만 사창가는 이미 사양화하였다. 굳이 사창가를 찾지 않아도 될만큼 매매춘이 보편화 하였기 때문이다. 매매춘은 심지어 일부의 주점형 노래방에 까지 파급되어 창녀 아닌 창녀만이 아니고 남창(男娼)도 득실대는 세태다.
술좌석 중심의 성산업이 이제는 식사좌석에 까지 번지고 있다. 여성의 나체를 식탁삼아 그 위에 생선회 등을 가득히 올려놓고 식사를 즐기는 ‘여체성찬’은 원래 일본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이 미국내 일본 식당으로 건너갔는가 싶더니 이제는 중국에서도 유행인 모양이다.
1인당 음식값이 15만원인 데도 예약을 해야 할 만큼 붐빈다는 것이다. 국내에도 번지 지 않을까 염려된다. 돈이면 뭣이든 다 즐길 수 있다고 보는 세태의 타락상이 어디까지 갈 것인 지 무척 두렵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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