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 구호물자 육로운송의 뜻

북한 용천 폭발사고 현장 복구에 쓰일 자재와 장비를 가득 실은 덤프트럭 20대가 지난 7일 오전 경의선 본도로를 통해 북쪽으로 넘어 갔다.

사고 직후 해상으로 까다롭게 운송되던 구호물자가 남방한계선을 지나 경의선을 따라 비무장지대(DMZ) 북측 초소를 통과한 것은 결국 ‘동포애’가 DMZ를 뚫은 것이다.

우리가 제공하는 지원물품이 육로를 통해 북측에 전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남북육로의 다리를 놓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날 수송된 자재·장비는 8t 덤프트럭 20대와 칠판 50개, 책걸상 1천500세트 등으로 남녘 동포들의 따뜻한 정성이 북녘 동포들에게 전해졌다. 북녘 어린이들이 우리가 전달한 책상과 걸상 등으로 공부할 것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훈훈해진다.

남북이 6·15 공동선언 4돌을 맞아 다음달 14~17일 우리 지역에서 ‘6·15 공동선언 네 돌 기념 우리민족대회’를 치르기로 돼 있다. 통일 관련 토론회와 체육·오락경기, 문예공연 등을 위한 100여명의 북측 대표단 또한 기왕이면 직항로가 아닌 육로로 오는 등 남북간의 육로왕래가 활성화 되기를 바란다.

그동안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추진해 온 북한 황해남북도에 대한 지원 물자가 다음 달 중순께 북한에 처음으로 전달된다. 북측에 전달되는 지원물자는 경운기 100대와 유닛체어, 공기압축기, 진공펌프, 소독기 등이 갖춰진 치과의료장비 50세트 등이다.

특히 오는 7월부터는 물자전달은 물론 기술인력 투입이 요구되는 최신식 당면(국수) 제조설비와 농기계 부품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 역시 모두가 육로가 이용되기를 기대한다.

용천 폭발사고는 불행한 참사이지만 육로를 통해 구호물자가 전달된 것은 진일보한 남북협력의 기반을 마련했다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철도 왕래를 위한 경의선 개통이 하루 빨리 이뤄지기를 고대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