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개원

제17대 국회가 지난 5일 제247차 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를 갖고 열린우리당 김원기 의원을 전반기 의장으로 뽑았다. 이어 오늘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에서 연설을 하는 가운데 개원식을 갖는다. 새 국회가 정식으로 출범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의장과 상임위 배정을 놓고 각 당마다 이해득실이 첨예해 상생의 정치는 말잔치 뿐이라는 정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무릇 무슨 자리든 자리엔 책임이 따른다. 이런데도 책임감 보다는 권능감이 앞서 자리다툼을 하고 그것도 좋은 자리 챙기기에 혈안이 되곤 한 것이 전통적 국내 정치 풍토다.

새 국회 출범을 맞아 특히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제발 싸움질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말라는 것이 국민적 바람이다. 정당은 궁극적으로 정권 장악이 목표다. 정권을 가운데 두고 아주 싸우지 말라는 것은 물론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멱살잡이 하고 집어 던지고 욕지거리를 일삼는 파행은 국민들이 보기에 이젠 넌더리가 난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정책대결 같은 것으로 좀 근사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고싶어 한다.

새 국회의 특성은 299명의 의원 가운데 63%가 초선인 점이다. 새 인물로 물갈이를 많이 했다며 참신한 국회 모습을 기대하는 시각이 있는 것 같지만 꼭 그런 것 만은 아니다. 과거에도 새 인물은 그때마다 많았다. 새 국회의 또 새 인물이라는 이유만으로 참신한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 문제는 정치권의 정치토양을 바꾸는 데 있다. 아무리 새 인물일 지라도 정치토양이 바뀌지 않으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내 그 나물에 그 밥이 되고 만다. 정치토양의 변화는 돈 안드는 선거를 정착시켜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인이 돼야 하고 경직된 계보정치의 시급한 타파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인을 위한 소모성 정치행위는 철저히 지양되어야 한다. 민생을 위한 생산성 정치행위로 전환돼야 한다. 물론 새국회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나 앞으로 크게 지켜보고자 한다./임양은 주필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