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평택시장 재선거는 마침내 한나라당 송명호 후보가 예비역 준장 출신 장군인 열린우리당 윤주학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송 시장도 병원 경영자로만 일관, 지방행정경험이 없기는 윤 후보와 별 다름이 없다. 지난 4·15총선에서 평택 갑·을 선거구 모두 열린우리당 후보가 당선됐던 것에 비하면 불과 50여일새 한나라당 후보가 시장선거에서 승리한 건 다소 의외라는 반향도 없지는 않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의 민심 변화가 야승여패(野勝與敗) 승부를 가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적 승패가 어떠하든 중요한 건 지방자치행정은 정치와 무관하다는 점이다. 자치단체장, 특히 기초 자치단체장은 당적이 어디든 업무는 정당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여당 단체장이라고 더 유리할 것도, 야당 단체장이라고 더 불리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새로 당선된 송 시장에게 부과된 책임은 실로 막중하다. 우선 그동안 시장선거로 갈라진 지역사회를 통합차원에서 화합시켜야 한다. “이러다가는 또 재재 시장선거를 해야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을만큼 혼란스러웠던 게 이번 6·5재선거였다.
그러나 이미 선거가 끝난 마당에선 다 지나간 일이다. 지역사회와 주민들은 다시 대동단결해야 하는데, 이에 누구보다 앞서야할 지도자가 선거에서 당선된 시장이다. 이를 위해선 송 시장부터가 승리의 프리미엄을 다 챙기려 하지 말고 양보할 건 고루 배분하는 아량이 있어야 화합을 이룰 수 있다.
평택시가 당면한 현안은 참으로 막대하다. 평택항 선석 확장과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 복리 증진 등 많지만 미군 용산기지 이전문제는 주민들의 미래와 직결된다. 그러나 미군 용산기지 이전은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돼 매우 날카롭다. 이를 잘 조정해야 하는 게 앞으로 보여 줘야 할 신임 송 시장의 역량이다. 물론 미군 용산기지 이전은 국책사업이다. 하지만 반대하는 쪽 견해도 잘 들어 반영해야 할 건 반영해 큰 무리없이 수용해야 할 책임이 송 시장에겐 있다.
지역사회가 송 시장에게 바라는 건 지방행정의 불편부당이다. 특히 인사는 능력위주로 해야 한다는 게 많은 공무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송 시장부터가 지역사회를 세력화하고 공무원사회에 파당을 짓는다면 부작용이 부메랑이 돼 송 시장에게 돌아 간다. 시장의 파당이나 파벌화는 반대세력 파당과 파벌 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지방행정, 특히 자치행정은 무한한 창의 행정이다. 그리고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창의행정의 주체들이다. 공무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사기를 극대화시킬 책임도 자치단체장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지역사회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고 주민들은 이 무한한 잠재력을 살려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고 있다. 송 시장이 이를 수행하기 위해선 귀는 활짝 열고 판단은 냉철하게 해야 한다.
자치단체장은 영광스런 자리이지만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고 봉사하는 자리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평택시는 실로 오랜 시장 공석으로 자치행정이 그간 둔화됐다. 송 시장의 분발이 있어야 한다.
송 시장이 성장동력의 견인차가 돼 역동적인 시정으로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도록 많은 노력이 있길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sylee@kgib.co.kr
/이수영.남부권취재본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