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의 아침/‘어, 손지사가 없네’

‘어, 손 지사가 없네?’

본보가 제17대 국회 개원을 맞아 경기·인천지역 61명의 국회의원들에게 ‘2006년도에 실시될 민선 4기 경기도지사 후보감’을 물었더니 7명이 명단에 올랐다. 그런데 손학규 지사의 이름이 후보군의 명단에 없자 한 직원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왜 손 지사의 이름은 빠진 것일까?

두말할 나위없이 손 지사는 후년에는 大鵬의 후보이지 결코 道伯의 후보는 아니라는 것이 국회의원들의 생각1일 것이다. 이에 더해 이를 보다 포괄적으로 생각한다면 1천만 경기도민들의 기대도 담겨있다 해도 좋을 성 싶다.

그동안 손 지사가 보여준 행적이나 민선 3기 후반기 도정방향 설정과정을 보면 이런 생각들, 혹은 기대감들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손 지사의 전반기 도정은 ‘대권도전 여부는 차후, 현재는 안정을 기반으로 한 도정 전념’이라는 입장을 누누이 밝혔으나 후반기에는 ‘개혁과 도민들을 위한 민생복지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 측근들은 향후 행보를 위한 외부인력 보강에 큰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다. 손 지사(혹은 측근)가 국회의원들이 생각한대로 차기 大鵬의 길로 가려면 명분과 실리에 대한 명쾌한 선택과 그 직에 맞는 그릇으로 거듭나야 한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분도문제’나 ‘행정수도이전’, ‘주한미군의 한수이남 배치’, ‘국가균형발전’ 등 대정부와 전체도민을 대상으로 한 굵직굵직한 현안들은 해결할 방안이 쉽지 않은 만큼 손 지사가 보여주는 자세와 생각들이 바로 향후 행보를 위한 명분쌓기로는 제격이 아닐까 싶다.

이 모든 사안들은 경기도민들의 정서를 하나로 묶어 낼 수 있는 주요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도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중앙정부와 대결국면만을 조성하면 얻을 것이 무엇인가’라며 한발 빼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렇다면 과연 실리는 찾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손 지사가 자리때마다 자랑하는 파주 LCD공장 유치 및 최근 일본, 미국 등을 오가며 성과를 거둔 외자유치는 분명 실리를 챙긴 사례이며, 삼성전자 및 쌍용자동차의 공장부지 추가 확보도 기업뿐 아니라 도민들에게 큰 혜택을 가져오는 것인만큼 실리를 얻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및 기업들의 지방이전, 행정수도이전 등과 관련해서는 그저 ‘안됩니다’라는 식의 의견만 내놓을 뿐이어서 과연 어떤 실리를 찾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도민들이 어려움을 같이 인식하고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손 지사가 도민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진정한 실리가 아닐까? 이와함께 과연 손 지사가 ‘大鵬의 그릇인가’에 대한 질문에도 확실한 답변을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많은 정치인들이 대권 후보군에 손 지사의 이름을 올리면서도 ‘과연 준비는 됐는가’라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은 그의 지지기반이 분명치 않을 뿐아니라 주변의 조력자들 역시 역량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 지사가 그 답을 어디서 찾을 지는 몰라도 분명한 것은 ‘향토지사’라는 최대 강점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다.

손 지사의 후반기 행보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jungih@kgib.co.kr

/정일형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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