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은 나라'

외국의 저명한 작가가 우리 나라를 소재로 글을 쓴 예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펄 벅은 ‘살아있는 갈대’ ‘한국서 온 두 처녀’ ‘정오’ 등 한국을 배경으로 작품을 썼는데 특히 ‘살아 있는 갈대’를 일컬어 뉴욕타임스에서는 “펄 벅이 한국에 보내는 애정의 선물”이라고 묘사했다. 펄 벅도 책 앞에 “한국은 고상한 사람들이 사는 보석같은 나라이다”라는 헌정문을 썼다.

또 ‘기탄잘리’라는 시집으로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191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타고르 라빈드라나트가 우리 나라에 대해 시를 썼다. 1929년 그가 일본에 들렀을 때 어느 일간지에서 한국방문을 요청하자 이에 응하지 못함을 미안하게 여겨 대신 그 일간지에 기고한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앞부분만 알려져 있지만 전문은 이렇다. ‘기탄잘리’는 ‘신에게 바친 송가’라는 뜻이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 빛나던 등촉의 하나인 코리아 /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 마음엔 두려움이 없고 /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 지식은 자유스럽고 /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은 곳 /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 / 지성의 맑은 흐름이 / 굳어진 습관의 모래 벌판에 길 잃지 않은 곳 / 무한히 퍼져 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 그러한 자유의 천당으로 / 나의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주요한 옮김)

자신도 영국의 식민지 국민으로서 일제의 식민 치하에 살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보낸 일종의 송시(頌詩)다. 펄 벅과 타고르는 문학을 통해 한국의 밝은 미래를 예언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나라는 일제로부터 해방은 됐지만 아직도 국토가 분단된 상태로 살고 있다. 남북 통일의 그 날은 언제 올 것인가. 타고르가 기도한 말씀 ‘코리아여 깨어나소서’는 지금의 우리 현실을 염두에 둔 듯 하여 숙연해진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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