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랑’ 모두 이룬… ‘천생연분’
“우리는 태어날때부터 함께 해야할 운명인가 봐요” 여주교도소 고상원씨(29·교도)와 임현숙(31·여·교도) 부부는 나름의 인생역전(?)의 쾌거를 지난 2001년 4월 이뤄냈다. 평소 동경하던 제복입은 직업에다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도 만났기 때문이다.
고씨부부는 경찰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준비를 해 오다 법무부 교정시험에 나란히 응시, 입사 동기로 제소자 교정일을 맡게 됐다.
고씨와 임씨가 처음 만나게 된 건 지난 2000년 4월. 입사 후 수원교도소를 거쳐 이듬해 7월 여주교도소가 개소되면서 여주교도소 관사에서 부부연을 맺었다.
관사에서 생활하면서 평소 유도와 태권도, 테니스 등 운동으로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다 고씨가 입사 동기들을 자신의 아파트로 초대, 임씨가 도와주는 깔끔한 부엌일에 반해 청혼했다.
사귀게 된 지 한달만에 이뤄진 결혼이다.
같이 일하는 이들 부부는 근무시간이 같아 항상 긴장속에 생활하게 된다. 한 사람이라도 상사에게 업무에 대한 질책을 피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장점도 많다. 맞벌이 부부 대부분은 가족행사나 긴급한 일이 생기면 전화를 이용해 상담 하지만 고씨 부부는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을 이용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도 한다.
잦은 교대근무와 위험한 상황.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동질감. 이런 점들로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할 수 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교도관부부가 되기를 적극 권장하기도 한다.
직업이 직업인 터라 이들 부부의 무술실력도 만만찮다. 고씨는 태권도 4단, 부인 임씨도 용인대에서 유도를 전공한 공인 1단의 실력을 자랑하는 스포츠 마니아다.
부인과는 달리 고씨가 운동에 집착하게 된 데는 나름의 고충이 있다. 초등학교 2학년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힘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도복을 입어 체육특기 장학생으로 학교를 졸업했다.
지난 2000년에는 법무부 교도관 무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경력도 갖고 있다. 또 지난해 여주대학 켬퓨터정보관리학과에 입학, 정보화 시대를 맞아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언제나 함께 하길 희망하고 또 함께 하기에 감사하다는 고씨부부는 현재 교도소측의 배려로 같은 시간대 출·퇴근하며, 최근 득남으로 부인 임씨는 출산휴가를 보내고 있다.
/여주=류진동기자 jdyu@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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