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신행정수도 건설과 관련하여 종래와 다른 형식의 찬반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하여 정부의 일방적인 토론회 추진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최근 반대성명서를 발표한 사회 원로급 인사들을 초청하여 이들의 반대 의견도 듣는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우선 여당이 이와 같이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하여 찬성측은 물론 반대자들까지 초청하여 토론회를 갖겠다는 건 일단은 열린사고로 보아 긍정적이다. 정부가 이달 초 신행정수도 건설 후보예정지를 발표한 이후 전국 대도시에서 이에 대한 공청회를 수차례 개최해 왔으나, 참석자가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인사이거나 또는 공무원들로 충당되어 토론회가 신행정수도 건설을 정당화하기 위한 들러리 행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무성하였다.
심지어 토론회에 참석한 청중 대부분은 사실상 동원된 방청객이어서 토론회에는 정작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으며, 일부 공무원들은 ‘업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참석하고 있다’고 불평을 하는 사례도 없지 않았다. 또한 내용 자체도 정부의 홍보성으로 일관되어 일부 지역에서는 청중들이 거칠게 항의하는 경우가 잦아 이런 형식의 토론회가 과연 토론회냐는 의문과 함께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강한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신행정수도 건설에 관한 법규는 국회에서 통과되어 법률적으로는 신행정수도 이전에 관련된 작업을 진행하는데 잘못된 것은 없다. 그러나 최근 여론 조사에 의하면 무려 과반수의 국민들이 경제사정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하여 비판적이며, 더구나 충분한 국민적 합의를 위하여 이에 대한 광범위한 여론이 수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나 여당은 열린 사고를 가지고 국민들의 광범위한 의견을 청취하는 토론회를 더욱 활성화해야 된다. 신행정수도 건설은 단순히 인구 몇 십만 명을 옮기는 정도가 아니고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대역사다. 최대한 국민적 합의를 수렴하여 추진해도 부족할 수 있는 대역사에 서둘러 졸속으로 가는 것은 당치 않다. 모든 의견이 여과 없이 공론화되어야 한다. 구색 맞추기 반대자 초청이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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