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법무의 전격교체 배경이 뭔가?

김승규 변호사를 신임 장관으로 기용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교체는 뜻밖이다. 본인도 청와대로부터 하루전 쯤에 통보 받았던 것 같다. 검찰 내부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미 알려진 국방부 장관 경질과는 달리 이를 틈탄 강 법무의 교체는 가히 전격적이다. 법무부 장관 자리가 강금실 변호사의 자리만은 아니다.

바뀔 수는 있다. 문제는 전격 교체의 배경이다. 객관적으로 드러난 무슨 특별한 연유가 발견되는 것도 아니다. 검찰개혁의 역할 단계가 달라졌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인 것 같다. 별로 이유가 될만하다고 여겨지 지 않는다. 그간 다소간의 검찰개혁이 있었지만 역할 분담을 말할 계제는 아니다.

강 전 법무는 지난 4월 총선에 청와대측의 열린우리당 소속 출마를 집요하게 요청받은 것으로 안다. 그러나 본인은 끈질기게 사양했다. 근래에는 ‘공비처’인가 ‘고비처’의 기소권 부여 문제를 두고 여권과 의견을 달리하는 견해를 보였다. 청와대의 눈밖에 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강 전 법무의 검찰 장악은 긍정적 부정적 양면의 평가가 가능하다. 그러나 정치자금 수사를 둘러싸고는 검찰에 불만을 드러내는 여권의 볼멘 소리가 없지 않았다. 청와대서까지 여권에 너무 한다는 말이 나왔다. 강 전 법무에게 바랐던 어떤 작용의 기대가 충족되지 못한데 대한 섭섭함이 섞인 토로였을지 모른다.

아무튼 때로는 강 전 장관의 견해와는 다른 사법 조치가 가능했을 만큼 검찰수사는 표면상 독립을 유지했다. 이것이 검찰 장악의 미흡으로 비쳤고 또 평소 마땅치 않게 본 정서가 누적된 게 교체 배경이라면 우려되는 바가 크다.

이 정권이 내건 개혁 성향에서 그간 외형상 지켜온 검찰권의 독립은 그래도 가장 평가할 만한 것이었다. 만약 이런 게 불편해서 다시 정권의 프리미엄을 챙길 요량이면 개혁을 더 말하기가 어렵다.

이런 세간의 의문에 해답을 주는 것이 앞으로 김승규 신임 법무부 장관의 행보다.

그동안에 검찰이 국민 여망을 다 충족했다고 할 수는 물론 없다. 그러나 국민의 검찰로 진일보한 것은 사실이다.

신임 장관을 지켜 보면서 검찰의 자구적 개혁이 있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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