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왜 이러십니까

우리는 국정의 혼란을 원치 않는다. 우리는 대통령이 국정 중심의 축에서 흔들리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이 정권과 노무현 대통령을 위해서가 아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다. 이런 데도 이 정권은 출범 이후 줄곧 혼란과 혼돈의 중심 축에 서 있다. 나라의 불운이다. 민중의 불행이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정체성 다툼에서 신기남 우리당 의장의 ‘패가망신’ 발언 이후 노무현 대통령까지 ‘유신시대’ 복귀를 말한 것은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 정가 주변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여권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력인 일제 장교 시절과 반민주적 군사혁명, 유신체제에 대한 작금의 비판 제기는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것으로 보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향한 견제라고 본다.

알 수가 없다. 우리는 박 대표가 차기 대통령 감이라고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다만 이 정권의 자만을 견제하는 야당 세력의 대표라고만 믿어 왔다. 이런 데도 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의 박 대표 경계의식이 이에 미쳐 과거 때리기로 소일하는 것은 실로 소아병적으로 보아 심히 유감이다.

과거사는 지울 수 없는 우리의 역사이긴 하나 과거사에 매달려 미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우매하다. 중국은 홍위병 파동을 부끄러운 이념의 유산으로 비하하면서도 모택동을 아직도 근대화의 국부로 떠받들고 있다. 이와 꼭 비유할 수는 없어도 이 정권의 과거사 때리기가 국가사회의 미래 발전을 위해 정말 유익한가를 깊이 성찰할 필요는 있다.

여권의 다른 사람은 몰라도 중심 축인 노무현 대통령만은 해야할 말, 안해야 할 말을 가려야 할 줄로 안다. 지금은 정권 출범의 초기도 아니다. 재임시의 총선도 여대야소로 다 끝냈다. 좀더 시야를 멀리 보고 마음 또한 금도를 갖는 것이 대통령다운 면모라고 보는 것이 민중의 기대다.

앞뒤가 모순되고 언행이 뒤바뀐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는 것이 국가사회를 위한다는 고언이 이래서 요구된다. 대통령은 아까운 남은 재임 기간을 정치 투쟁의 시한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오직 민생경제·민중경제를 위해 전력 투구하여야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음을 유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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