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인천시장 여동생 집에 배달된 현금 2억원이 든 굴비상자에 대해 건설업체 사장과 만난 사실을 부인해 오던 안 시장이 최근 3차례 만났다고 시인하는 등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느낌이다.
당초 안 시장은 거액의 돈을 인천시청 클린센터에 신고하면서 청렴성이 강조되는듯 했다.
그러나 건설업체 사장과 사적인 자리에서 술을 마시며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해야 한다’는 말을 건넸고 자기 집 주소와 가는 길까지 가르쳐 준데다 돈의 전달시점도 지난달 28일이 아닌 24일이란 경찰 조사결과가 언론에 흘러 나오면서 목민관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사실상 최고의 덕목으로 갖춰야 할 청렴과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안 시장 주변에는 시장의 당초 의도를 대변하고 동조 또는 비호할만한 세력이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지난 2년여동안 시정을 이끌어온 정치인으로 리더십 등이 상실, 낙제점이란 중간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최기선 전 인천시장 구속때는 지역의 많은 원로들과 각계 단체들이 탄원서를 제출하고 구명 집회를 벌여왔던 사실에 비춰 볼 때 더욱 비교가 된다.
어촌에서 도시로 나와 자수성가한 안 시장과 병상에 누운 아내 대신 20여년동안 수발을 들며 뒷바라지에 헌신해 온 오누이의 각별한 정에 대해 꾸짖거나 비난할 시민들은 없다. 이번 사건에서 검은 돈의 실체가 청탁성이든 대가성이든 일단 반납했기에 시민들에겐 돈의 실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시민들이 뽑아 준 시장이기에 청렴과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말을 바꾼 안 시장에 대한 배신감으로 실망이 높아지고 있는만큼 사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보다 시민 앞에 모든 진실을 밝히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안 시장은 시민들이 가장 큰 자산이자 응원군임을 바로 알아야 한다.
/김창수기자 cs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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