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 지키는…의료기 업계 ‘代父’
SS-900 Halogen lamp (할로겐램프)
의료기기 발명가로 불리는 ㈜신신정밀의료기 김광복 회장. 그는 지난 65년 30mm, X레이기기를 개발한데 이어 60·100mm X레이기기를 연이어 개발, 이 분야에서 독보적 존재로 부상(浮上)했다.
한가지 업종으로 5년을 버티기가 어려운 것이 지금의 현실이지만 그는 무려 40여년간 오직 의료기기만 만들어왔다. 최근까지 전동수술기기, 원적외선 온열매트, 전기 사우나바스 등 수많은 의료기기를 개발한 김 회장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 의료기기 업계의 대부로 불린다.
그는 집안이 가난해 18살때 고향인 여주에서 달랑 검정고무신만 신고 서울에 상경해 낮에는 기계를 만지며 밤에는 독학으로 공부했다.
“자장면 값이 아까워 물로 배를 채웠다”는 그는 남보다 많이 잠자면 뒤처지는 것 같아 하루 5시간만 잠을 잤다는 일벌레였다. 눈가에 파인 주름살에서 연륜이 느껴지는 김 회장의 머리속에는 오늘도 의료기기 개발의 해법만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의료기기 생소한 분야 첫발
“의료기기는 일반기계와 다르다고 본다. 인체를 다루는 장비인 만큼 최고의 의료기기 보다는 안전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사업에 뜻을 두었던 그는 지난 62년 12월 5년여간 근무하던 경기여객 자동차㈜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63년 4월 10평 남짓한 사무실을 얻어 중부공업사라는 간판을 걸고 본격적으로 의료기기 업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
잘나가는 자동차회사를 그만두고 의료기기 업계에 뛰어들었을 당시 “입에 풀칠이라도 하겠냐”고 주위에서 핀잔을 주었을 때 “인류의 건강과 안녕을 책임질 만한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의료기기 업계의 대부 다운 말이었다.
“갖은 고생 갖은 어려움을 다 겪으면서 30mm X레이기기를 첫 생산했을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내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잠을 줄이자. 의료기기 분야가 생소했기에 모든 것이 부족했다. 낮에는 공장에서 밤에는 관련 전문서적과 씨름해야 했기에 하루 24시간이 너무 짧았고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잠뿐이었다.
김 회장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하루 5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고 한다. 항상 머리맡에 메모지와 볼펜을 두고 자면서 불쑥불쑥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벌떡 일어나 메모하는 습관도 그때부터 시작됐다.
“온열매트와 원적외선 기능을 합치면 어떨까….” 김 회장이 그동안 메모했던 수십권의 수첩속 아이디어들은 이렇게 여러가지가 모여 다양한 의료기기 특허로 이어졌다.
가정용의료기 온라인 판매준비중
“몇몇 대형병원이 의료개방에 대비해 대형화 하고 있지만 국내 의료기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고 군소 병원들 또한 현 시기에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의료기기 업계도 고전할 수 밖에 없다.”
김 회장은 국민들의 건강인식이 높아지는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일반 가정용의료기기들을 생산하고 여기에 따른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의료기기는 소비자에게 제품의 기능을 자세히 설명해줘야 한다. 업계가 무료체험 이벤트를 열고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의료기기 업계가 오프라인을 고집하며 온라인으로 파고 들지 못하는 이유다. 의료기 성능 여부를 확인 시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판매는 중간 유통비용과 영업비용 등 막대한 유지비가 소요된다. 그는 내년부터 기존 오프라인 판매망을 온라인의 전환을 시도하며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우선 신신의료기기를 알리기 위해 최근 몇년간 무료체험 이벤트를 대폭 강화했다. 또 단일품목으로 의료기기를 판매하고 없어지는 유령 회사들과의 차별화를 두며 신용도 높여가고 있다.
현재 홈쇼핑을 통한 온열매트 판매도 계획중에 있다.
제품생산 분업.전문화
“인체의 규모가 복잡하고 오묘하기에 의료기기 품목 또한 수만종에 이르고 있다. 정형회과, 방사선과, 신경외과 등 인체부위 별도 세분해 치료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진료과에 따라 약과 의료기기의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는 신신정밀의료기를 그룹 아닌 그룹현태로 경영하고 있다.
각 병·의원에서 필요로하는 의료기기가 다른 만큼 철저한 분업화, 전문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신성정밀의료기 본사에서는 이온트론 펄스트론 저주파 치료기, 온열전위매트 등 40여개 품목의 일반 가정용의료기기를 생산하고 신신전자의료기는 대장세척기 분야와 스카랍스테이션 레이저치료기 등 병·의원 특수기기 제작을 맡았다.
또 신신의료기산업은 입원실 침대, 만능수출대 등 30여가지 기초 의료기기를 제조하며 신신메디코스는 20여가지 비만기기를 만들고 있다.
이밖에 신신바이오메디칼에서는 4개 공장의 부속품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신신정밀의료기는 이같은 철저한 분업화, 전문화를 통해 전동수술기기와 원적외선 온열매트 등 다종의 의료기기가 국내 최초로 보건복지부로부터 의료기 품목으로 지정,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연구개발.인재양성 철저관리
“인재양성은 사업의 흥망성쇠를 가늠하는 기준이다.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이점에 대해 공통된 견해일 것이다.”
김 회장의 연구개발(R&D) 투자노력은 어려운 재정에서도 국내에나 외국에서 매년 치러지는 의료기기 박람회나 전시회 세미나에 빠짐없이 참석시키는 것에서 엿볼 수 있다. 또 산업시찰과 해외 연수에도 직원들을 빠짐없이 참여시켜 정보나 기술축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 못지 않은 복리후생과 가족같은 회사 분위기를 조성해 의료기기 노하우를 갖춘 직원들의 이탈이 적다. 신신정밀의료기 직원들 대부분의 재직기간이 10~ 15년을 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노하우이며 신제품개발의 원동력이다.
특히 “내부모 내자식이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2대째 이어가며 의료기기 개발을 가업으로 삼은 장인정신이 신성정밀의료기의 성장 원동력이다.
김 회장은 지난 98년 4월 의정부 제2공장 화재라는 정말 넘기 어려운 고비를 맞는다. 반평생의 노고가 일시에 날아갈 시점이었다. 더욱이 18년간 거래해오던 은행 당좌가 화재후유증으로 부도가 나서 법원신세까지 지는 형편에 처해졌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서도 신신정밀의료기가 주저앉지 않고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은 김 회장이 기술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며 독보적인 의료기기 개발에 성공한 결과다. 여기에 ‘한가지를 만들더라도 제대로 만들겠다’는 김 회장의 경영철학도 한 몫 했기 때문이다./이종철기자 jclee@kgib.co.kr
■인터뷰/김광복 회장
“내부모·내자식 사용한다고 생각 안전한 제품생산에 최우선”
“한달에, 일년에 얼마를 버느냐 보다는 이 시기에 어떠한신제품을 제대로 개발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신정밀의료기의 김광복 회장(67)은 하나를 만들더라도 장인정신이 깃든 완벽한 의료기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의료기기의 경우 일반기계와 다르기 때문에 인체에 안전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내부모 내자식이 사용하는 의료기라는 생각으로 제품생산에 임했다”고
강조한다.
김 회장은 일반의료기로의 사업영역을 넓혀가면서 중국으로의 진출을 시도했다.
“2000년 4월 대단한 의욕을 갖고 중국에 진출했지만 사람을 잘못 만나 재정적, 시간적으로 적잖은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중국을 철저히 분석하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국내 기업의 중국진출에 대해 그는 “중국이 무섭게 성장하는 것을 보면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임이 분명하다”면서 “철저한 시장분석 등을 통한 철저한 사업계획이 수반되야 성공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해말까지 중국 펑라이득보의료기 유한공사를 의료기 종합메이커로 성장시켜 국내 제품들을 중국에 소개하고 인건비가 많이 드는 제품은 국내에 반입하면서 중국 시장의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종철기자 jc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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