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곱생이 보호대책 시급

죽음의 호수에서 생명의 호수로 바뀐 시화호에 돌고래과에 속하는 곱생이가 찾아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으로 설치된 그물에 걸려 죽은 모습을 드러내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시화호에서 곱생이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한 건 3년여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94년 시화호 양쪽 끝을 연결하는 물막이(길이 12㎞) 공사가 마무리되고 지난 2001년 배수갑문 통수식 이후 “배수갑문 주변에서 곱생이를 봤다”는 주민들이 늘어 났다.

곱생이의 실제 모습을 보게 된 건 지난 9일 오후 4시30분. 배수갑문에서 시화호 상류 방향으로 7㎞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곱생이는 길이 170㎝ 몸무게 80㎏의 당당한 모습이었으나 불법으로 설치된 꽃게잡이용 자망에 꼬리와 지느러미 등이 칭칭 감긴 채 죽어 있었다. 곱생이는 비록 죽은 모습으로 발견됐지만 이는 그만큼 시화호 수질이 개선됐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곱생이는 식욕이 왕성해 숭어 등 각종 물고기를 잡아 먹는데다 2~4마리씩 무리 지어 다니는 습성이 있어 물고기를 잡아 먹기 위해 시화호를 찾는 곱생이들이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곱생이는 몸에 작은 상처만 나도 죽는 특성이 있어 시화호에 불법으로 설치된 자망 등 각종 그물을 철거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한국수자원공사 안산건설단 등은 그물 제거작업에 나설 예정이지만 생색내기나 형식적으로 접근한다면 물고기는 물론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위험요소가 될 지 모른다. 먹이를 찾아 시화호를 찾은 곱생이가 시화호의 수질을 입증한 만큼 이제 남은 건 시화호 수질을 더 깨끗하게,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해 또 다른 희생을 막아야 할 때다.

/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