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는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했다. 예수의 아이를 잉태한 막달라 마리아는 예루살렘을 떠나 프랑스 남부 지방에 정착해 아이를 낳는다. 이후 예수의 자손은 중세 프랑크 왕국의 메로빙거 왕조를 이뤘다.”
지난해 3월 미국에서 첫 출간된 이래 42개 언어로 번역돼 2천만부 이상 판매된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소설 ‘다 빈치 코드’의 배경이 되는 내용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6월 베텔스만 코리아가 번역·출간한 이래 100만 부가 팔렸다고 엊그제 알려졌다.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결혼을 역사적 사실로 전제하여 신학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작가 댄 브라운은 이 책의 서두에 ‘사실’이라고 못 박았다.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신부(新婦)’라는 주장은 1986년 미국에서 출간된 책 ‘성스러운 피, 성배’에서 본격화됐다. 이어 1993년에 출간된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는 “예수가 결혼을 했다거나 막달라 마리아가 그의 아이를 낳았다는 것은 증명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이런 전설이 중세에 폭넓게 신봉됐고 그 흔적을 수 많은 예술작품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밝혔다. 유대인의 전통으로 볼 때 30대의 예수라면 결혼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신학적으로는 1945년 이집트 나그하마디 마을에서 1세기 경의 성경사본들이 발견되면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시작됐다. 장신대 소기천 교수는 “신약성경이 형성되기 전 기록인 ‘나그하마디 문서’에서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의)사도 중의 사도’로 표현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소설 ‘다 빈치 코드’를 읽은 독자들이 파리와 런던 등 곳곳을 찾아 다니며 소설의 무대를 확인해 보려는 유행이 일고 있음은 흥미로운 일이지만, ‘다 빈치 코드’는 ‘문학적 상상력의 소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막달라 마리아를 (한 사람으로)지극히 사랑했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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