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기쁨 배우는 ‘즐거운 봉사’
“학교와 학부모, 학생이 어우러져 마음에서 우러나는 자원봉사활동을 벌일 때 인성교육의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습니다”
화성시 태안읍 반월리에 위치한 동학중학교(교장 김주영)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이 공동으로 실질적이고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쳐 지역사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002년 3월에 개교한 동학중은 학교 주변이 논으로 둘러싸인 농촌학교이지만 개발지에 개교한 학교 특성상 학생들 대부분은 주변 아파트에 살면서 핵가족화 등 도심지 학교들이 갖고 있는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었다.
이같은 학생들의 분위기를 감안 개교초부터 인성교육과 민주시민의 의식함양, 공동체 가치관정립 등을 위해 학생들의 자원봉사활동을 장려해왔으며 지난해 경기도교육청 지정 자원봉사 시범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오는 30일 형식적이고 점수따기식 봉사활동이 아닌 체험위주의 교육적인 자원봉사를 펼치면서 한국시민자원봉사회가 주최하는 자원봉사 우수학교로 선정돼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게 됐다.
우선 이 학교의 자원봉사 활성화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232명의 학부모가 참여하는 한국시민자원봉사회 소속 학부모지도봉사단의 힘이 컸다.
동학중 자원봉사단은 매달 1, 3주 주말을 자원봉사기간으로 정하고 게시판에 일정을 알리면 학생 스스로 희망하는 날짜와 장소를 택해 봉사활동에 나선다.
학생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가 팀을 구성해 지역내 독거노인들이 살고 있는 화성시 태안읍의 ‘소망의 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노인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고 있다.
특히 노인들에게 웃음을 찾아주는 자원봉사로 국악공연, 발레공연, 창극공연 등 ‘문화공연 나들이’에 나서 몸으로만 하던 자원봉사의 질적향상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학교내 푸드뱅크를 설치, 급식후 남은 음식을 소외계층에 전달하면서 학생들 스스로 음식의 소중함과 나눔의 기쁨을 체험하고 있다.
더욱이 이 학교 자원봉사단은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의 장애인들의 안식처인 경기도장애인재활자립장 ‘개미산업’을 정기적으로 찾아 장애우들과 함께 땀흘리며 물건을 만들어 일손을 돕기도 하고 인근 광덕교회 소속 ‘희망의 집’에서는 장애우들의 목욕을 시켜주는가 하면 세탁 등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 용인시 이동면에 있는 영보 수녀원의 자립을 위해 주변 야산 4천여평을 직접 개간해 각종 야채 등을 심어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한편 학생 스스로 노동의 의미까지 깨닫고 있다.
이밖에도 매달 정기적으로 화성시 봉담읍 ‘해뜨는 마을’, ‘섬김의 집’ 등을 방문, 소외되고 외로운 이들의 말벗되기, 청소 돕기, 식사도우미 활동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등 학교 전체가 일년내내 봉사활동으로 가득차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은 학생들의 생활에서 그대로 드러나 학생 스스로 무엇이든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된 것은 물론 수업태도가 좋아져 성적이 오르고 흡연 학생이 거의 사라졌다.
이상원 지도교사는 “장애우와 함께하는 봉사활동 등 자원봉사활동은 치열한 입시 현실에서 자칫 소홀해 질 수 있는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경험이자 어느 수업보다 값진 인성교육”이라며 “학부모와 학생이 한 팀이 된 봉사 프로그램은 자녀와 함께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지도 봉사단 최계순 회원(45)은 “이웃에 대한 봉사는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부모나 어려운 환경의 이웃들을 다시 한번 생각케 하는 소중한 경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용진기자 comnet71@kgib.co.kr
■인터뷰/김주영교장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 인성교육이 먼저죠”
-동학중이 자원봉사 우수학교로 선정됐는데
▲원순자 교감과 지도교사, 학부모지도봉사단을 주축으로 학생들의 올바른 자원봉사 활동을 이끌어 온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특히 중학교 학생들에게는 조금 힘들수도 있는 자원봉사활동을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한 학생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자원봉사활동에 어려움이 있다면
▲활동 초기 학생들에게 진정한 봉사가 어떤 것인지 인식시켜주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이제는 3학년 선배들이 후배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서면서 학생들 스스로 봉사의 의미나 마음 가짐 등이 교감돼 큰 어려움은 없다.
-자원봉사활동에는 별도의 예산이 없어 활동에 어려움이 있을텐데
▲예산 지원이 된다면 봉사활동이 조금은 수월할수 있지만 예산이 중단될 경우 거기에 의지해오던 봉사활동은 중단될 수 밖에 없으며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봉사라 할수 없다. 일시적인 봉사가 아닌 지속적인 봉사를 펼칠수 있는 자원봉사단의 자생력을 키우는 의미에서 모든 예산은 자원봉사단에서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
또 봉사활동을 나간 기관에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있으며 점심식사도 봉사자 스스로 준비해 오도록 하고 있다.
-30여년간 학생들을 가르쳐 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철학은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인성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만을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회 구성원으로써 피해만 입힐 뿐이다. 늘 학생들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걸맞는 인성을 키우라고 말하고 봉사활동 등 체험을 통해 그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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