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전후로 향후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을 밝게 보는 발표가 있었다. 첫째는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가와 금리를 포함한 금융 부문은 물론 지난 2년간 극심한 침체를 보였던 건설 경기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향후 경제상황이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둘째는 도이체방크가 2006∼2020년 경제성장률 톱10 국가에 대한 분석보고서에서 한국은 2020년까지 경제성장 속도에서 주요 34개국 중 국내총생산(GDP) 연 3.3% 성장으로 8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같은 2가지 전망은 지난 연말까지 지배적이었던 경기하락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기분 좋은 소식이라 할 수 있다.
향후 경기에 대한 흐름을 밝게 보는 지표는 주식시장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500조원에 육박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5년만에 1000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현재 상황이 과거 3차례 1000을 돌파했던 상황보다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벤처기업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 코스닥 시장의 지수도 500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에 정부가 발표한 벤처기업지원대책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일부에서는 코스닥 시장의 묻지마 투자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현재의 벤처기업들이 가지는 경쟁력에 대한 우려이며 과거 한차례 겪었던 벤처기업 지원의 실패사례를 염두에 둔 우려이기도 한 것이다.
벤처기업이란 우수한 신진연구세력과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기술개발의 열정은 있으나 경영 노하우와 자본투자 여력이 부족한 신설 기업이며 ‘벤처기업육성에관한특별조치법’ 에서는 벤처기업의 개념을 벤처캐피탈 투자기업, 연구개발 투자기업, 특허기술 개발기업, 기술평가 기업으로 정의한다. 벤처캐피탈 투자기업은 창업투자회사로부터 총주식의 10%이상 투자받은 기업, 연구개발 투자기업은 연구개발비가 총매출액의 5% 이상인 기업, 특허기술 개발기업은 기술개발사업에 의한 매출액이 총매출액의 50%이상인 기업, 기술평가 기업은 평가기관에서 기술성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기업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대기업의 활황 속에서도 중소기업은 자금, 인력수급, 연구개발능력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이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벤처기업 육성정책이 문민정부 시절부터 정부의 주도하에 시행돼왔다. 그러한 결과로 한때는 실리콘벨리를 모방한 테헤란벨리와 전국 대학 안에 설치된 창업보육센터, 일반 제조업에 1만개가 넘는 벤처기업이 창업하거나 벤처기업을 인증 받았으나 그 결과는 기대치만큼 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벤처기업의 창업 의미에는 1천개가 창업해 한 개의 벤처기업이 크게 성공을 거둬 보상해주면 된다는 논리도 있지만 과거 일부 성공했다고 평가되는 벤처기업들이 대기업을 모방한 기업운영과 도덕적해이로 언론매체를 시끄럽게 했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될 것이다.
활황 장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닥 시장의 열기를 식지 않게 하는 것이 정부의 벤처기업지원시책이 아닌 벤처기업의 연구개발에 의한 경영실적이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한 정부의 벤처기업 지원시책도 일시적인 금융지원보다는 꾸준한 관심과 벤처기업에 절실한 연구개발 후 마케팅 전략과 내수시장보다는 수출시장을 향한 개발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돼야 하며 특히 지원시 건실한 벤처기업인지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한다.
/이 종 선 대진대 기계설계공학과 교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