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최근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일대 30만평 규모에 2조원을 들여 한류우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었다. 지금 일본에서 한국행 비행기표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소식 하나만으로 한류 열풍을 실감한다. 이런 와중에 경기도가 오랜 고심 끝에 내놓은 한류우드 조성계획은 참신했다. 수도 이전 혹은 수도 분할이란 골치 아픈 난제를 뚫고 나온 햇살 같은 제안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 2003년 10월 부천시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부천시 도시 성격을 묻는 여론조사를 시행했었다. 한마디로 시의 브랜드가 무엇이냐는 얘기다. 상당수 학생들은 ‘문화도시’라고 적어 내었다.
부천은 그동안 성고문이나 세무비리 같은 이미지가 문화도시로 바뀐 상태다. ‘야인시대’란 드라마를 시작으로 셀 수 없는 드라마와 한국형 블록버스터 ‘태극기 휘날리며’가 부천에서 촬영돼 국민들의 가슴 속에 자리 잡았다. 공장 밖에 없고 문화재 하나 없던 불모지에 세운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도내 전체에서 찍힌 영화 수를 다 합해도 부천만큼 많진 않다.
‘한류우드’ 부지인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과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부천영상문화단지와는 20분 거리다. 경기도도 부천영상문화단지와 만화 관련 산업에 많은 예산을 이미 투입했다. 경기도 계획대로 한류우드가 추진된다면 경기도와 부천시가 과도하게 중복 투자했다는 비판을 받을 확률이 높다.
경기도의회 신종철 의원은 최근 “한류우드와 부천영상문화단지가 함께 윈윈(Win-Win)하는 정책이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와 대권으로 향하는 손학규 도지사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정 재 현 기자 sky@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