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사랑은 달지만… 인생은 ‘쓰다’
영화는 “인생은 고통이야. 몰랐어?”라고 말한다. 그래놓고 제목은 ‘달콤한 인생’이란다.
1일 개봉한 ‘달콤한 인생’(감독 김지운·제작 영화사봄)은 그러한 아이러니를 딛고 근사하게 폼을 잡았다. 사나이들의 어두운 세계를 그린다는 느와르를 표방하며.
선우(이병헌 분)는 문과 무를 겸비한 냉철한 인물이다. 그의 직업은 호텔 지배인. 정확히 말하면 ‘조폭’으로, 보스의 오른팔이다. 그는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 주먹질일지언정 깔끔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스스로의 매무새도 늘 단정하다. 힘든 하루의 일과가 끝나면 야경이 관통하는 스카이라운지 통유리창을 마주보고 나르시즘에 빠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에게 인생은 달콤한 것일까. 여기까지는 아니다. 보스에게 인정받고, 스카이라운지에서 세상을 굽어보며 에스프레소를 마신다고 달콤할까. 선우는 한 순간의 실수로 나락에 떨어진다.
보스(김영철 분)의 어린 애인 희수(신민아 분)를 감시, 보고하라는 지시를 어기고 바람난 희수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 “모든 일은 없었던 것으로 하자”며.
그러나 이 사실을 안 보스는 선우를 용서하지 않는다. “백번 잘해도 한번 실수하면 끝이야.”
김지운 감독은 선우와 보스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한가지 퀴즈를 던진다. 과연 선우가 희수를 봐준 것은 보편적인 인류애, 혹은 측은지심의 발로였을까. 이 점은 보스 역시 의문을 품은 대목이다.
그는 선우에게 묻는다. “왜 그랬니? 진짜 이유를 말해봐.” 결국은 사랑이 사단이었다. 사실 선우가 잠깐 만난 희수에게 느낀 감정이 사랑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자신도 모른다. 그러나 희수로 인해 잠시나마 달콤함을 느낀 것은 분명하다. 희수의 미소와 천진난만한 눈동자, 귀 뒤로 넘어가는 긴 생머리가 선우를 설레게하고 환하게 미소 짓게 한 것은 사실이다.
“너 사랑 안해봤지? 그래서 내가 널 좋아하는 거야”라는 보스의 확신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인생을 달콤하게 하는 것은 역시 사랑인 것이다. 그리고 달콤한 선택은 고통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피범벅 러브 스토리’라는 김 감독의 설명 때문일까. 느와르라고 하기에는 발화점이 너무 시시하다. 물러설 수 없는 사나이들의 비장한 대결을 그려야할 느와르에서 전쟁을 시작하는 동기가 허무하다.
또한 영화 곳곳에서 욕심들이 불협화음을 이룬다. 김 감독은 처절하고 극악무도한 싸움을 그리면서 능청스러운 웃음을 넣으려했고, ‘때깔’에도 무척 신경을 썼다. 동남아 괴한들을 등장시켜 이국적인 분위기도 연출했고 주인공들에게 근사한 ‘총질’도 시켰다.
그러나 욕심들은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흩어졌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장화, 홍련’ 등 전작에서 빛났던 김 감독 특유의 감각이 아쉽다. 이병헌은 죽을 고생을 했겠다. 이 잘난 젊은이는 스크린에서 온갖 수난을 겪는다.
■미스 에이전트2
섹시발랄 여형사 ‘떴다’
산드라 블록은 할리우드에서 건강과 밝음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전형적인 미인의 기준에서는 한참이나 곁길로 새지만 그는 여전히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다.
‘미스 에이전트2’가 기획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 전편의 성공을 발판삼아 5년만에 선보이는 속편은 라스베이거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편이 미스 USA 선발대회를 무대로 했던 만큼 그보다 더 화려한 곳을 수배하자니 라스베이거스가 적당했으리라. 미스 USA 선발대회에 위장 출전하면서 얼굴이 알려진 FBI요원 하트(산드라 블록 분)는 더이상 비밀작전을 수행하지 못한다.
결국 그는 180도 이미지 변신, ‘미스 FBI’가 된다. FBI의 마스코트가 돼 전국을 돌며 홍보 활동을 하는 것. 지저분한 몰골에 웃을 때면 ‘돼지 우는 소리’를 내던 터프한 하트는 이때부터 미스 USA 뺨치게 ‘환골탈태’한다.
범인 색출 대신 립스틱 색깔에 신경쓰는 ‘여자’가 된 것. 이때 사건이 터진다. 그와 절친하게 지내던 미스 USA가 납치당한 것. 하트는 만사를 제쳐놓고 사건 해결에 뛰어든다.
산드라 블록은 ‘잠복근무’의 김선아처럼 위장잠입이 주 특기다. 그는 이번에도 전공을 살려 아기 엄마, 휠체어 탄 노인, 게이 댄서 등으로 옷을 갈아입고 현장에 뛰어든다.
영화는 코믹 영화로서의 위치에 충실했다. 미국에서는 별반 평판이 좋지 않지만이 정도면 치고 빠지는 할리우드 오락 영화의 평균치는 된다.
FBI, 위장, 납치, 여성 보디가드, 라스베이거스 등의 소재 자체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못 만들기도 어려웠으리라. 아카데미 수상작 ‘레이’에서 제이미 폭스의 상대역을 맡았던 레지나 킹이 성질사나운 보디가드로 출연해 산드라 블록과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새로운 볼거리. 또 돌리 파튼과 티나 터너를 안다면 영화의 재미는 배가된다. 1일 개봉, 12세 관람가.
■더티댄싱2
“춤은 내 인생의 모든 것”
1987년의 ‘더티댄싱’을 기억하는가. 일탈을 꿈꾸지만 온실밖에 나서길 주저하는 부잣집 큰 딸과 리조트 아르바이트생이 춤을 통해 만나 사랑을 키워가는 내용이었다. 그들의 풋풋한 사랑과 열정적인 춤에 많은 이들이 박수치고 환호했다.
이제 20여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멋지게 경쾌한 리듬을 탔던 패트릭 스웨이지의 얼굴에 숨길 수 없는 주름살이 생겼다. 터져버릴 것 같았던 춤사위는 우아하고 깊이있는 파드되가 인상적인 발레로 바뀌었다.
‘더티댄싱2’는 가족잔치다. 제작까지 한 그와 공동 작업을 한 이는 실제 부인인 리사 나이미다. 패트릭 스웨이지의 어머니인 안무가 패치 스웨이지는 안무를 담당했다. 리사 나이미는 주연과 각본, 감독까지 하는 등 무용수 출신 영화인으로서 하고싶은 것을 모두 풀어낸 듯하다.
영화는 지극히 예측가능하다. 드라마틱한 장면이라고는 세 주인공이 돌아가며 큰 소리 한번씩 치는 것이 전부다.
천재 안무가 알렉스가 사망한다. 그를 추도하기 위해, 내심으로는 무용단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방법으로 7년전 올리지 못했던 알렉스의 작품 ‘침묵의 몸짓’을 올리기로 한다. 이 작품의 주역 무용수였으나 막이 올리기 직전 갈등이 폭발하며 뿔뿔이 흩어진 트래비스(패트릭 스웨이지), 크리스(리사 나이미), 맥스(조지 드라 페나)가 다시 모인다.
상영시간 93분. 15세 이상 관람가. 1일 개봉.
■독도 소재 영화 나온다
최근 독도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독도를 둘러싼 한일간의 갈등을 소재로 한 영화의 제작이 추진 중이다. 제작사 퍼즐필름은 최근 독도를 소재로 한 영화를 지난 2003년부터 추진 중에 있으며 현재는 프리프로덕션 중이라고 밝혔다.
영화는 독도 인근에 매장돼 있는 청정연료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우익 단체간의 갈등을 소재로 하고 있다. 올해 6월 크랭크인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말 개봉을 계획하고 있다.
제작사는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될 것”이라며 “전국민에게 독도수호의 중요성을 재인식 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영화를 제작하기로 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친절한 금자씨 日·홍콩 ‘러브콜’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며 이영애의 스크린 복귀작인 영화 ‘친절한 금자씨’(제작 모호필름)의 촬영장에 일본과 홍콩 기자 110여 명이 방문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영화의 촬영세트가 마련된 파주시의 아트서비스 종합촬영소에는 지난 31일 오후 촬영장 첫 공개를 맞아 아사히, 요미우리, 닛케이, 마이니치 등 유력 종합지와 니칸 스포츠, 산케이 스포츠 등 스포츠 신문, 후지TV와 NHK 등 공중파 방송을 포함해 모두 23개 매체 70명의 일본 언론인이 방문했다. 또 홍콩에서도 TVB TV와 홍콩데일리 등 15개 매체가 취재에 나섰다.
‘친절한 금자씨’는 이미 홍콩의 파노라마사와 일본의 도시바 엔터테인먼트에 각각 고가로 판매된 바 있다.
두 국가의 취재진들이 대거 촬영장을 방문한 것은 ‘친절한 금자씨’와 박찬욱 감독, 이영애에 대한 해외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이들의 취재는 현지 영화 수입사와의 동행취재로 이뤄지기는 했지만 1시간 가량의 짧은 촬영장 공개에도 영향력 있는 매체들이 대거 참석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는 10여년간 억울하게 감옥생활을 한 여자가 자신을 가둔 남자에게 펼치는 복수를 다룬 영화. 이날 촬영분은 교도소에서 출감한 금자(이영애)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죄를 뉘우치며 기도를 하는 장면이다.
성모마리아를 연상시켰던 영화의 티저 포스터와 비슷한 이미지를 담은 이 기도장면은 이영애가 입은 흰 드레스와 붉은색 초, 무릎 아래 깔은 푸른색 수건, 검정바탕에 붉은색 무늬가 있는 벽지가 시각적인 대조를 이뤘다.
박 감독은 촬영 중간중간 기자들에게 “오늘 진도가 너무 안나가네”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으며 이영애와 연기에 대해 논의하면서 “처녀보살 같다”며 밝게 웃기도 했다.
현재 촬영이 70% 정도 진행된 ‘친절한 금자씨’는 다음달 중에 촬영을 마치고 7월께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고두심 주연 ‘엄마’는 어떤 영화? 7일 개봉하는 영화 ‘엄마’
(제작 필름뱅크ㆍ청어람, 감독 구성주)는 어지럼증으로 차를 탈 수 없는 할머니의 이야기다. 평생 별 탈 없이 살았던 이 할머니에게 새로 부여된 과제는 막내딸 결혼식 참석이다. 문제는 결혼식장까지 거리가 너무 멀다는 사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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