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올바른 교육개혁

교육에 관한 열정과 관심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은 현실의 반영 덕분인지 모든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교육현실과 교육제도에 대해 개선책을 말하고 또한 걱정하는 걸 볼 때 교육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답답함을 느낀다. 그 답답함의 이면에는 올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교육정책이 진행되고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의 교육과정이 끝나면 당당한 사회인이 되기 위해 취업을 해야 하는데 현실은 대학 졸업자의 절반이 취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모임에 갔다가 교육학을 전공한 교수에게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교육을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을 했더니 그 교수는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게 현실 이듯이 자신의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이론보다는 자녀의 행동에 대해 질책과 회초리가 먼저였다”고 답변했다. 그만큼 교육이라는 게 가정 교육, 학교 교육, 사회 교육을 불문하고 어렵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 얼마 전 교육계의 원로들이 석고대죄의 형식을 빌려 자신의 종아리를 회초리로 때리는 의식이었다. 교육자로서 사회의 원로로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책이 이러한 의식을 거행하게 된 동기였음이 분명하다.

우리는 교육문제에 있어 내 탓보다는 남의 탓으로 책임을 전가하지 않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교육제도의 잘못, 교육행정의 미숙한 집행, 학부모의 높은 기대, 학생의 자질문제 등을 문제 삼고 유치원부터 대학까지의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의 책임문제에 대해서는 그간 너그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요즈음 교육개혁에 대한 여러 가지 정책과 대안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올바른 교육개혁의 첫 번째는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고 교육현장을 올바르게 이끄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오는 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시행되는 새로운 교육제도인 상대평가제를 적용받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중간고사를 앞두고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이는 상대평가로 계산한 내신성적 중심으로 대학에 들어가는 새로운 대입시험제도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같은 학교의 친구와의 경쟁에서 좋은 내신성적을 얻어야하기 때문에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경쟁원리가 적용되는 제도이다. 문제는 현재의 대입시험제도이든 향후 시행되는 대입시험제도이든 간에 경쟁원리가 너무 강조되고 대입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너무 혹사시켜 이들이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전혀 공부에 흥미를 갖지 않는 다는데 문제의 본질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는 어떤 형태로든 학생과 학부모 입장을 고려해 수정돼야하고 대학에 입학한 후에 창의성을 발휘해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교육개혁의 처음과 끝이 대학의 개혁으로 귀결되는 이유는 그만큼 대학이 가지는 가능성과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국공립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히 논의되고 진행되고 있는 인수합병도 기업에서와 같이 생산성을 담보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내재되었다고 생각되며 지방대학의 신입생수 격감현상과 맞물려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학교수의 의무이자 책임인 교육·연구·사회봉사는 향후 사회를 책임질 인재를 가르치는데 있어서 졸업 후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하며, 자신의 연구영역에 대해 끊임 없이 노력해야하고, 자신의 교육과 연구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봉사해야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러한 자세를 잃지 않을 때 올바른 교육개혁도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이 종 선 대진大 기계설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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