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 동북공정 겨냥 ‘학술적 비판’
하남 이성산성 고구려자 역사적 의미 조명·국내성 발굴 문제점 등 지적
고구려연구회(회장 서영수)가 29일 오전 10시 경기문화재단 다산홀에서 ‘고구려문화의 원류와 한강유역’을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연다.
고구려연구회는 중국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지난 2000년부터 3년간 중국내 고구려유적을 발굴·조사한 결과를 모은 ‘국내성’, ‘오녀산성’, ‘환도산성’, ‘집안고구려왕릉’ 등 종합보고서 4권의 분석을 토대로 학술대회를 마련했다. 또 고구려의 한강유역 진출 범위와 하남시 이성산성에서 발견된 ‘자(尺)’의 역사적 의미 또한 부여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박승범 단국대 교수와 이병건 동원대 교수의 사회로 ‘제1부 환인·집안의 고구려 유적과 유물’ 및 ‘제2부 한강유역의 고구려문화’를 주제로 6개 논문을 발표한다.
서길수 서경대 교수는 ‘오녀산성 축성법 연구’에서 중국측 ‘오녀산성’ 보고서의 ‘고구려 초기 도성’ 주장에 반론을 제기한다.
서 교수는 “오녀산성이 고구려 초기 산성에 비해 빠르다는 점에는 동의하나, 서기 37년부터 서기 3년까지 40년간 고구려 수도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그 근거로 “성벽 유물 모두 4~5세기의 것이며, 1세기에 성을 쌓았다는 주장에 비해 너무나 다양하고 과학적인 축성법을 적용했다”고 주장한다.
또 김왕직 명지대 교수는 ‘고구려 국내성 발굴의 의미’란 발표에서 중국측의 정치적 의도하에 진행된 국내성 발굴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김 교수는 “17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5천㎡의 넓은 면적을 발굴한 것은 정밀도나 품질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 예로 최근 조사결과 국내성 북쪽과 서쪽 성벽의 길이가 1914년 관야정 조사와 1938년 지내굉의 실측, 1984년 집안현문물보관소의 실측과 모두 다르고, 국내성 북쪽성벽의 석축성 아래 토축성 발견에 대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점 등을 꼬집었다.
유태용 경기대 박물관 상임연구원은 지난 2000년 7월 하남시 춘궁동 이성산성에서 발견된 목재 고구려척을 근거로 중국의 고구려 편입 주장을 일축했다.
‘한강유역에서 발굴된 고구려자(척)의 성격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은 수(隋)대에 만보상율여수척(萬寶常律呂水尺)으로 27.396㎝를 사용했고, 당(唐)대는 28.0~31.2㎝를 사용한 반면, 고구려는 35.0~35.6㎝의 고구려척을 사용했다”며 “고구려와 중국은 한 나라의 통치 근간인 척도제도 자체가 달랐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환도산성과 한강유역에서 출토된 고구려철기의 금상학적 비교연구’(박장식 홍익대 교수), ‘고구려의 한강이남 영역화에 대하여’(김락기 시흥시 향토사료실), ‘중국 동북지역과 한강유역 출토무기 비교연구’(김성태 기전문화재연구원) 등을 발표한다.
토론자로는 서영일(단국대), 양윤식(명지대), 노태천(충남대), 서봉수(기전문화재연구원), 김영민(울산대 박물관), 박찬흥(고려대)씨가 참여한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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