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세계적인 과학자, 경이적인 업적으로 한국의 명성을 드높인 황우석 박사(52·서울대 명예교수). 난치병 치료에 인류의 희망인 인간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이 구체적으로 뭔지 우리네 범부들은 잘 모른다. 자존심 높은 서구의 과학자들이 경탄, 또 경탄하는 것으로 보아 대단한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는 수의학 박사다. 수의학 박사가 그같은 인간 치료의 획기적 연구 결실을 맺은 사실이 참으로 경이롭다. 보도에 따르면 황 박사는 충남 부여의 두메산골 출신으로 무척 가난한 소년 시절을 보내면서 소와 가깝게 지낸 게 수의학자의 꿈을 갖게 된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생물 성적이 한 땐 지금의 세계적인 학자로는 믿기지 않는 ‘수’도 ‘우’도 아닌 ‘미’였으나 졸업 무렵에는 상위 성적으로 올랐다. 주변에서는 의대를 권했으나 수의대를 끝까지 고집했다. 수의학 박사가 되고 나서도 줄기세포 연구는 파란만장의 불우한 세월속에서 지속됐다. 황소같은 뚝심이 결국 ‘인간국보’가 된 오늘의 영광을 가져왔다.

생각해 본다. 만일 의과대학에 갔더라면 지금쯤 어느 종합병원의 전문의 과장으로 인명을 치료할 것이다. 그러나 수의학으로 가 난치병 치료의 새로운 기원을 창출했다. 황 박사의 입지담은 참으로 드라마틱하다.

단아한 용모에 미소를 잘 머금는 그에게 그같은 뚝심이 어디에 있었던 지 정말 놀랍다. 청소년들에 많은 용기를 줄 수 있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순탄한 성공은 결코 없다. 실패와 좌절의 밑거름이 없는 성공은 일시적 성공일 뿐이다. 환경이 불우하다 하여 뜻을 가질 수 없는 건 아니다. 참다운 뜻은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황 박사의 인간승리를 통해 이런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효자로 알려졌다. 외국에 나가서도 여든 일곱인 노모에게 전화 안부를 빠뜨리지 않는 것으로 전한다. 연부역강(年富力强)하여 앞으로의 기대가 더 크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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