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의회 김모 의장의 부적절한 처신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시의회는 김 의장의 지시로 지난달초 시청 회계과 예산 2천만원을 편법 전용해 의장실 확장 이전 공사를 마무리했다. 기존에 접견실로 쓰이던 의장실은 화장실과 붙박이장 등 추가 공사가 이뤄졌고 크기는 2배 가량 넓어졌다.
물론 김 의장이 동료 의원들과 내방객 편의를 위해 ‘치장’하는데 솔선했다면 뜻이 가상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전 이유가 기존의 의장실이 ‘칼날 위에 섰다’는 주변 인사의 풍수설에 따른 것이라면 문제는 전혀 달라진다.
더구나 칼날을 피해 옮겨간 의장실은 불과 6개월 전 혈세 3천만원을 들여 접견실로 새로 만든 곳이다. 그런 곳을 또 부수고 또닥거린다면 대다수 의원들이 반대했던 것처럼 이를 이해할 수있는 주민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비용의 염출 문제는 더욱 그렇다. 시의회 예산이 없는 상태에서 권위를 앞세워 집행부 예산을 빼온다면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없으란 법이 없다. 더구나 앞으로 혈세가 얼마나 어떻게 제대로 쓰여지는지 시의회가 무슨 낯으로 집행부를 꾸짖고 인도할 수 있겠는가.
일부 의원들은 김 의장이 독단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공사가 시작된 줄도 모르고 있거나 뒤늦게 알았다고 한다. 이는 동료 의원들의 반대를 의식해 주변에 쉬쉬하며 진행과정을 감춘 김 의장의 독선에 다름 아니다.
그동안 가정에 어려움을 겪거나 사업의 좌절을 맛 본 일부 역대 의장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의장실이 처한 지술(地術)에 기인했다고는 누구도 장담 못하는게 현실이다.
어쨌든 자신의 무탈을 위해서건, 시의회 앞날을 걱정해서건 이번 일은 의회 수장의 격을 벗어 났다는 생각이다.
/이 정 탁 기자 jt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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