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공연장에는 95%의 독일인 관객이 찾아 1천200여 객석을 가득 메웠다. 3시간 가까운 공연의 막이 내리자 10여 분간의 기립박수가 터졌고 10여 차례 커튼콜이 이어졌다. 심지어 독일의 진보적 일간지 ‘타츠(Taz)’는 ‘우리는 이 사실을 (독일)대통령에게 알려야 한다’며 침체된 자국의 연극계에 경종을 울렸다.
7월 1일 오후 7시, 2일 오후 4시 고양 덕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는 이 감동이 다시 한 번 재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극단의 ‘떼도적’은 지난 4월 국립극장에서 평균연령 71세의 올드버전(장민호, 신구, 오순택, 오영수 등 출연)과 한창 연기가 무르익은 영버전(김재건, 주진모, 이상직, 서상원 등 출연)이 동시에 올려져 비교와 선택의 묘미를 준 바 있었다.
‘독일 만하임 세계 쉴러축제 공식 폐막작 선정기념 첫 귀국공연’이자 ‘쉴러 서거 200주기 기념작’이기도 한 고양 무대는 두 버전을 적절히 조화한, 일명 ‘독일 만하임 버전’이라는게 관계자의 설명. 김재건(58)과 주진모(46), 이상직(39), 오영수(60) 등이 한층 다이나믹하고 컴팩트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 낼 전망이다. 보통 3시간30분이던 러닝타임도 2시간30분으로 압축해 선보인다.
‘떼도적’은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7년 전, 혁명 전야의 시대를 담고있다. 독일 프랑켄주의 영주 모오르 백작과 그의 두 아들은 가족의 굴레는 아랑곳 하지않고 음모와 계략으로 인해 점점 위기 상황으로 빠져든다. 당시의 배경은 200여년 전이지만 보수와 진보의 대립, 전쟁과 평화의 두 얼굴이 공존하는 중심 맥락은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출을 맡은 이윤택 감독은 “쉴러의 ‘떼도적’은 ‘누구 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지는 찰흙과 같은 작품으로 알려질 만큼 보편성과 개방성을 갖고있다”며 “우리의 ‘떼도적’은 집단무의식이나 탈극, 판소리, 범패, 택견 등 한국적 화법을 조화해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960-9620~4.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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