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경박단소의 기술

서구사회를 산업화한 원동력이 산업혁명이었듯 현대사회를 정보화한 기술력은 컴퓨터를 활용한 정보화혁명이라 할 수 있다. 산업혁명부터 정보화혁명까지 과학기술의 발전은 최대화(Maximization), 최소화(Minimization), 자동화(Automation)를 실현하려는 과학자와 기술자들의 끊임 없는 연구개발이 이뤄낸 성과다.

일반적으로 최대화는 효율의 극대화를 위해 구조물의 크기를 더 크게 개발하는 기술을 말한다. 그동안 건물, 비행기, 선박, 교량과 같은 구조물들은 한번에 많은 효율을 올리기 위해 대형화돼 왔으며 특히 전 세계의 국가들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소유하려는 개발경쟁은 이러한 추세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최대화 기술은 기술개발시 반드시 안전에 대한 고려를 충분히 해야 하며 이점을 간과하면 대형사고로 연결될 수 있음을 우리는 많은 사례에서 보아왔다.

최소화는 효율의 극대화를 추구하면서도 구조물의 크기는 더 작게 개발하는 기술로서 최대화의 반대개념을 말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최소화의 사례로서 집적회로(集積回路)의 개발로 아주 작은 곳에 수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실용화되었으며 이를 활용해 정보화 기술이 빠르게 발전돼왔다. 또한 최소화의 기술을 지속발전 가능케 한 기술로서 개발시 경박단소(輕薄短小) 기술을 접목하게 된 것이다. 경박단소란 개발제품을 가볍게, 얇게, 짧게, 작게 개발하는 기술이다. 지난 세기 전세계 젊은이들의 사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소니(SONY)의 워크맨이 경박단소의 기술을 적용한 개발품으로 인지되었으며 한때는 경박단소의 기술이 소니의 경영철학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자동화는 생산현장에서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으며 인간이 투입되기 어려운 현장에 로봇과 같은 자동화기계를 설치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켰으며 최대화기술과 최소화기술이 가능토록 도와준 기술이다. 요즘의 생산현장에는 자동화가 일반적으로 채택돼있으며 72시간 무인자동생산시스템과 같은 고난이도 생산기술도 자동화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최근에는 대기업을 위주로 수출은 늘어나면서도 고용이 늘지 않는 이유로 산업현장이 자동화돼 사람보다는 자동화기계에 의한 생산이 늘어난 사례로 인용될 만큼 그 파급효과가 큰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최대화, 최소화, 자동화 기술은 지난 몇 세기 동안 인류가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기술이며 향후 꽤 오랫동안 서로의 기능을 복합하는 기술이 대두되면서도 그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우리나라가 현재 세계 1등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는 휴대전화나 MP3 같은 제품의 개발과정에는 경박단소의 기술이 활용되었으며 향후도 경박단소의 기술활용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2만 달러를 뛰어넘어 3만 달러로 진입해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상품화해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선점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부설연구소, 대학교, 국책연구소가 함께하는 산학연 연구사업이 지금보다 훨씬 더 확대되어야 하며 국가의 지원도 좀 더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몇 년 전부터 중국의 급부상을 걱정하는 우려의 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중국의 기술개발 속도가 그 만큼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해 우리의 기술개발의 속도를 항상 중국에 앞서 있도록 한다면 중국은 결코 우리에게 좌절이 아닌 기회의 땅이라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종 선 대진대 교수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