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관광

개성시는 경기도 땅이다. 지금은 비무장지대가 되어 잡초더미에 묻힌 장단군을 거쳐 개성시 외곽 도시인 개풍군으로 해 개성역에 다다르곤 했다. 경의선인 서울역~개성역 간 운행열차가 멈춘지 55년이 된다. 1950년 6월25일 아침에 개성역을 떠난 통학열차가 마지막이다. 그 통학열차를 탄 학생들은 저녁 통학열차를 타고 집에 돌아갈 수 없었다. 그날 새벽 4시, 38선 일원에 걸쳐 남침한 북의 인민군에게 국군이 밀려 전황이 불리한 바람에 아침 통학열차 이후엔 운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고려 오백년 왕도, 개성시는 유서깊은 도시다. 이런 왕도를 잃은 경기도 땅, 개성에 육로를 통한 첫 시범 관광객 500여 명이 지난 26일 다녀왔다. 선죽교, 정몽주의 집터, 박연폭포 등을 돌아보는 관광객들의 감격이 꽤나 깊었던 것 같다. 어찌 그만이겠는가, 개성시와 개풍군 일대엔 고려의 사적지가 무수히 많다. 한 마디로 고려 유적지의 보고다.

자유로를 따라 파주시 장단콩마을을 지나면 ‘개성 18㎞’라고 쓰인 표지판이 있다. 여기서 비무장지대를 달려 중앙군사분계선을 넘으면 북녘 땅에 들어선다. 이윽고 북방한계선에 이르면 북쪽 안내원의 안내를 받게 된다. 여기서 몸 수색과 소지품 검사를 받는데 카메라 룸렌즈 160㎜, 24배 줌 비디오 카메라는 제지당한다. 신문 책자 휴대전화도 가져갈 수 없다.

절차가 복잡하긴 하지만 시간은 얼마 안 걸린다. 서울 경복궁 앞에서 버스로 불과 두 시간 남짓 밖에 안 걸린다. 수원서 출발해도 역시 두 시간이면 갈 수가 있다. 전쟁이 있기 전에는 수원에서 점심 먹고 개성에서 술을 마시거나, 개성에서 자고 아침이면 서울·경기도로 출근하기도 했다. 의정부나 고양에서는 훨씬 더 가까워 한시간 남짓되는 거리다.

휴전선 넘어 북녘 땅이 된 뒤에는 잃었던 경기도 땅, 개성을 관광객으로나마 가볼 수 있다는 것은 감회를 새롭게 한다. 그 옛날처럼 경의선 열차를 타고 왕래할 수 있는 날은 언제쯤일까 생각해본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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