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교장

양평군 Y고 교장이 학교 공공자재를 자신의 사택 담공사로 유용한 사실(본보 26일자 6면)은 어쩌면 학교 교사나 상당수 동문들에게는 그렇게 수다스러울(?) 일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미 왕따 교장으로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30년 가까이 이 학교에 재직한 P교장은 지난 2003년 취임 당시부터 자질론이 대두되면서 총동문회의 심각한 반대를 가까스로 극복하고 탄생한 절름발이 교장이었다. 우선 자신이 오랫동안 양평에 터를 잡고 살았음에도 불구, 아들 2명을 서울로 유학을 보낸 것이 지역주민들에게는 화두가 됐다. 그러나 이같은 P교장의 행각은 그래도 낭만적이라는게 주민들의 입소문이다.

P교장은 취임 이후 급식소 여직원을 돌연 해고하는가 하면 어떤 교사는 교장의 등살에 학교를 떠났다. 수년 전 P교장의 부인이 폭행사건의 당사자가 돼 경찰수사를 받을 당시 P교장으로부터 유리한 증언을 강요 받고 응하지 않다가 괴씸죄에 거려 소중한 일터를 떠난 모 교사의 일화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한때 53명에 달했던 배드민턴 동호회도 이 학교 체육관 사용건과 관련, 교장의 통제와 방해로 결국 해체됐다.

학교 공공재로 자택 담공사로 유용하면서 140만원의 시공비를 떼였던 한 동문은 법적인 절차를 밟다 결국 모교의 이미지 추락을 우려, 교장을 용서하는 선에서 마무리 했다. 같은 재단의 용문중학교 상위성적 10% 이상 졸업생들은 이 학교 진학을 거부하고 양평읍 등으로 떠났다. 이렇다 보니 현직 교사들은 교장의 정년만을 고대하며 숨죽이고 있다. 이제 P교장의 특단의 개선의지와 그동안 동문들이 보여준 용서에 대한 답을 할때가 아닌가 싶다.

/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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