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도지사 후보군

돌아보면 민선 도지사들이 다 괜찮았다. 1기 민선 도지사 이인제, 2기 임창열 도지사 등 모두 훌륭했다. 3기인 손학규 도지사 역시 대체로 잘 하고 있다.

내년 6월 제4기 민선 도지사 등을 선출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여권은 비교적 조용한데 야당에선 벌써부터 입맛 다시는 자천 후보들이 많다. 서로 물밑 경쟁까지 벌이는 판이다.

이런 한나라당 당내 자천 후보가 대여섯명이나 된다. 출마야 본인의 자유이겠지만 “푼수를 모른다”는 지역사회의 빈축을 받는 자천 후보가 몇몇이 있다. 심지어 “출마선언” 자체에 의의를 두고 출마설을 퍼뜨리는 사람도 없지 않다고 보는 관측이 있다.

한나라당이 벌써부터 도지사 출마에 당내 열기가 오른덴 짐작되는 대목이 있다. 4·30 재·보궐선거 완승, 10·26 재선거의 싹쓸이로 고무된 듯 싶다. 한나라당 간판만 업고 나오면 누가 나오든 당선될 것처럼 여길지 몰라도 천만의 말씀이다. 유권자들은 그렇게 어수룩하지 않다. 도지사는 국회의원과는 또 다른 광역단체장이다. 정치판에서는 건달이 통할 수 있어도 지방정부의 건달 수장은 안 통한다. 인생의 경험도 풍부해야 하고, 경륜도 있어야 하고, 행정력도 있어야 하고, 폭넓은 식견과 안목도 있어야 하고, 포용력과 리더십도 있어야 하는 등 이밖에도 지녀야할 덕목이 많다.

선거엔 또 상대가 있다. 열린우리당에서 누가 나오게 될 것인가도 고려해봐야 한다. 무작정 필마단기의 일방적 만용을 부린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속담에 ‘이부자릴 보고 발을 뻗으라’는 말이 있다. 한나라당 당내 자천 후보자들 중엔 내년의 경기도지사 민선 무대가 과연 자신의 무대가 될 수 있는지를 먼저 깊이 돌아봐야 할 사람들이 많다.

도지사 선거구역은 국회의원 선거구역의 30배가 넘는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몇번 당선됐다 하여 도지사 선거를 그런 식으로 여겨선 큰 오산이다.

여·야 할것없이 역대 민선 도지사의 맥을 이을만한 그럴듯한 후보들이 맞붙어 자웅을 겨루는 멋있는 선거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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