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리스릴러 ‘6월의 일기’
‘왕따’ 아들의죽음 恨서린 복수 김윤진 - 신은경 ‘연기력 과시’
미모에 속지마라! 女킬러 vs 형사 충돌
촘촘히 잘 짜여진 스릴러 영화다.
소재 자체가 주는 현실적인 공포감을 심리적 접근의 잔혹극으로 완성시켰다. 불안과 공포의 공감대는 ‘가능한 일’이란 전제일 때 더 커지게 된다. 대한민국 교육현실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에 이 영화는 무섭다. 그러나 이를 풀어내는 방법은 굉장히 대중적이다. 우선 주연배우 신은경이 자랑했듯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 있다는 점에서 반갑다. 일상의 편안함을 코믹한 상황으로 설정한 한편 사건을 해결해 나갈 때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인다.
연기 관점에서 또 하나 칭찬하고 싶은 건 신은경과 김윤진의 팽팽한 대결구도다. 절친한 친구이면서 살인범과 형사라는 극적 긴장감이 두 배우의 물오른 연기를 통해 한껏 고조됐다.
사실상 출산 후 복귀작이라고 말하는 신은경은 다채로운 색채 연기를 통해 영화를 내내 이끌어간다.
김윤진은 결코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보는 이들의 가슴을 멍하게 만드는 폭발력 있는 연기로 영화의 방점을 찍는다.
육교에서 한 중학생이 난자당해 살해된다. 이어 같은 반 학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자살한 것처럼 보인다. 강력계 형사 추자영(신은경)과 김동욱(문정혁)은 두 학생의 위 속에서 발견된 캡슐 안에 적힌 일기 한 구절을 본 후 동일범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임을 파악한다. 한달 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여진모의 글씨체와 같다는 게 밝혀지면서 여진모의 어머니 서윤희(김윤진)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다. 진모가 미리 써놓은 ‘6월의 일기’대로 살인사건이 또 다시 벌어지고 진짜 살인범이 서윤희란 사실을 결코 숨기지 않는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미국에서 남편과 함께 진모를 낳고 행복하게 살았지만 남편의 사업이 망해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상황이 되면서 현실은 팍팍해진다.
윤희는 고난한 하루하루를 살아 가느라 진모에게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진모가 당하는 괴롭힘은 상상 이상이다. 아들이 자살하다시피 교통사고를 당한 후 윤희는 뒤늦게 아들이 학교에서 어떤 짓을 당해왔는지 비로소 알게 된다.
영화는 이 지점에서 안타까움과 동정심을 함께 유발한다.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서윤희의 선택에 결코 돌을 던지지 못하게 한다. 아들이 써놓은 일기장을 완성하려는 서윤희가 자영의 조카 준하를 인질로 잡으며 극은 정점으로 치닫는다.
이 영화에는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 우선 ‘왕따’란 현상을 결코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윤희와 진모, 자영과 준하 등을 통해 애정을 빙자한 부모-자식사이의 무관심과 일방적인 요구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도 보여 준다.
장르 특성상 무겁게 가라앉을 스릴러 영화임에도 영화는 객석을 배려했다. 긴장을 풀 수 있도록 양념과 같은 코믹코드도 적절하게 삽입했다. 솔직히 임경수 감독은 전작 ‘도둑맞곤 못살아’의 동일 감독임을 의심케 한다. 마지막에 보여주는 행복한 시절의 활짝 웃는 윤희의 가족 사진이 내내 아프다.
다음달 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 리즈 위더스푼 주연 ‘저스트 라이크 헤븐’
사랑에 빠진… ‘사람과 영혼’
2년 전 아내를 떠나 보낸 데이비드(마크 러팔로)는 편한 소파와 근사한 벽난로가 있는 아파트로 이사를 온다. 그런데 이사온 첫날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웬 여자가 불쑥불쑥 나타나 “여기는 내 집이니 당장 나가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자는 쓱 나타났다가 쓱 사라진다. 마치 유령처럼. 2년째 술에 절어 살고 있는 데이비드는 처음에 그게 알코올 중독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봤더니 여자는 유령이었다.
잘 나가는 레지던트였다가 교통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엘리자베스(리즈 위더스푼)의 영혼이 갈 곳을 찾지 못해 떠돌고 있는 것이다.
할리우드에서 주가를 드높이고 있는 ‘리즈 위더스푼 표’ 로맨틱 드라마가 또 한편 선보인다.
‘금발이 너무해’ 시리즈와 ‘스위트 알라바마’ 등에서의 악센트 있는 연기로 외모의 불리함을 극복한 위더스푼은 이 영화에서도 성공한 의사를 꿈꾸는 똑순이를 맡아 빈틈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깐깐하면서도 정이 넘치는 모습. 사실 한 집을 놓고 새로 이사온 남자와 여자 귀신이 싸운다는 콘셉트는 차승원 주연의 영화 ‘귀신이 산다’와 너무 흡사해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
그러나 수입사는 이 영화가 프랑스 마크 래비의 소설 ‘만일 그것이 진실이라면(If Only It Were True)’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며 손사래를 친다.
또 다른 영화와도 유사점을 찾을 수 있는데, 데미 무어의 청초한 매력이 돋보였던 ‘사랑과 영혼’이 그것. 데이비드와 엘리자베스가 티격태격 끝에 기막힌 사랑에 빠지는 모습은 선후가 좀 다르긴 하지만 패트릭 스웨이지와 무어의 애틋했던 모습을 연상시킨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어디 있겠느냐는 열린 마음으로 영화를 감상하면 두 배우의 연기력이 눈에 들어온다.
말랑말랑한 상황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남녀 주인공의 꽉찬 연기력이 위안이 된다.
최근 개봉한 ‘이터널 선샤인’에도 얼굴을 내민 마크 러팔로는 ‘유 캔 카운트 온미’와 ‘인더컷’ 등을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할리우드의 실력파다.
제니퍼 가너와 호흡을 맞춘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없는 것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와의 궁합도 증명해보였다.
다음달 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img5,l,000}■베컴·지단·호나우도…영화까지 접수한다고?
레알 마드리드 구단이 직접 제작에 나선 영화 ‘레알’은 전세계 5개국 팬들의 에피소드를 엮었지만, 실상은 빛나는 스타들의 홍보 영상물이다. 실제 선수들의 환상적인 경기 장면부터 비공개로 이뤄지는 훈련 장면까지 담아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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