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신앙

문전 성시를 이루는 점집, 즉 역술가 집이 꽤나 많은 모양이다.

세대 차이가 없이 찾아드는 곳이 점집이라고 한다. 젊은 사람들은 대학 진학이나 취직 때문에, 장년들은 사업운이나 직장운 등, 노년층은 여생과 자녀의 운세 등을 많이 묻는다고 한다.

남녀의 구별도 없다. 증권투자, 부동산투자 같은 것도 점을 본다고 한다.

올해는 또 지방선거가 있어 각급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입후보 예정자들 가운데 점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한다. 이만이 아니다. 기성 정치인들 중에서도 ‘내로라’하는 사람들 역시 점 집을 즐겨찾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들린다.

내국인만이 아니고 외국인도 점을 치는 모양이다. 이 때문에 서울에선 영어나 일어 통역자를 고용하는 점집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점을 보려면 꼭 점집에 가야만하는 것도 아니다.

온라인 점집들이 급성장한다는 소식이다. 온라인이 발달한 첨단 정보화시대에 무속신앙이 온라인을 이용해번창하는 것은 아이로니컬한 현상이지만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통역을 고용하고 온라인망을 설치하면 가히 기업형이다.

하기는 대학에 관상을 보는 ‘얼굴경영학과’ 풍수지리를 보는 ‘장례풍수학과’ ‘풍수명리학과’를 둔 학교도 있다니 세상 참 묘하게 돌아간다.

보도에 의하면 한국역술인협회는 전국적으로 약 45만명의 역술인, 무속인들이 있는 데 연간 시장 규모가 2조원 대로 추산된다니 정말 대단하다.

과학문명의 발달과 무속신앙의 번창은 전혀 별개의 문제인 듯 싶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무속신앙을 찾는다는 데 현세가 시끄러운 세상인가 보다.

자연법칙과의 조화를 확인하는 것이 운세철학의 원리라는 말을 듣기는 했다.

그렇다 해도 오죽이나 답답하면 점집을 찾을까마는, 자신의 마음 가짐이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새로운 한 해가 또 시작되는 2006년 연초다.

/ 임양은 주필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