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영화

영국의 첩보원 제임스 본드는 이안 플레밍의 소설에 나오는 가상 인물이다. 본드의 살인면허 ‘007’은 로마의 시저가 거느렸던 비밀 정보부대 암호숫자라고 작가는 말한 적이 있다. 기상천외의 본드 활약상 그리고 기기묘묘한 첨단 장비에 팝계의 ‘다이너마이트’로 불렸던 탐 존스 등 당대 최고의 인기 가수들이 주제가를 부른 007 시리즈 영화는 40여 년을 이어온다. 1963년 테렌스 영 감독 숀 코넬리 주연의 ‘007 위기일발’로 시작된 시리즈는 무려 20여 편에 이른다.

본드 역으로는 초대 숀 코넬리 외에 피터 샐러즈, 조지 래전비, 로저 무어, 티모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난 등이 출연했다. 그러나 이중 본드 역으로 무명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숀 코넬리가 7편 출연한데 이어 9대 본드 역부터 시작된 로저 무어가 역시 7편으로 타이 기록이다. 007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본드의 상대역 여배우다. 본드 걸로 불리는 상대 여배우는 늘씬한 팔등신 미녀로서 적과 동지를 구분하기 어려운 분장으로 영화속의 본드를 헷갈리게 하고 영화를 보는 관객 또한 헷갈리게 하곤 한다.

본드걸은 본드보다 더 많은 여배우가 출연했다. 초대 본드 걸 다니엘라 비안키에 이어 설리 이튼, 클라우딘 어거, 에이코 하야시, 우술라 안드레스 등이 출연했다. 본드 걸의 특징은 티모시 달튼이 1987년·1989년 제작의 두 편에 잇달아 출연한 것 외에는 모두 한 번에 그친 점이다. 본드 걸 역할의 연기가 여성으로서는 그만큼 힘들고 어려웠기 때문이다.

외신은 2006년판 새 007 시리즈가 촬영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출신의 마틴 캠벨은 1995년 ‘골든아이’를 맡았던 감독으로 이번에 ‘카지노 로열’을 또 맡았다. 영국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가 본드역을 하는 상대역의 본드걸 캐스팅에 감독은 꽤나 고심한 끝에 스물다섯 살의 프랑스 여배우 에바 그린을 선정했다. 제작비 1억달러가 투입되는 ‘카지노 로열’촬영이 체코의 프라하에서 시작된 지가 3주가 되도록 본드걸을 캐스팅하지 못했다가 이제 겨우 선정했다는 후문이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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