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집 주세요…새집 드려요”

류진동·김대현기자 jdyu@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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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사회복지센터 여주 자활후견기관

“외적인 도움보다는 ‘즐거운 나의 집’이란 노래가사처럼 웃음과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24일 여주군 가남면 하평1리 박모씨(52) 집에는 기독교종합사회복지센터 여주 자활후견기관 직원과 자활대상자 10여명이 수도와 보일러, 도배공사 등을 벌이며 ‘헌집 줄께 새집 달라’ 놀이(?)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생계가 어려운 조건부 수급자들에게 자활교육을 통해 홀로서기를 돕고 있는 봉사단체로 교육을 받은 대상자들에게 자신들 외에 다른 어려운 이웃들의 집수리 등 봉사활동을 하도록 해 또다른 소외계층의 자활을 돕고 있다.

시골집인 박씨의 집 곳곳에는 낡은 가구와 가재도구가 수북히 쌓여 있어 어수선했지만 집안으로 들어서자 새 옷장과 책상이 놓여있고 3개의 방은 연분홍색으로 물들은 도배지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겨울이면 매번 수도가 얼어 이웃집에서 물을 길어야 하는 수고를 겪어야 했지만 걱정없이 더운 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수도공사도 마쳤다.

이에 따라 20여평 남짓한 박씨의 집은 미완성이지만 신혼살림집의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다.

박씨 가족들은 “자신들도 어려운데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겠다고 온 자활대상자와 센터 직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활후견기관 직원들의 ‘러브하우스’ 봉사활동은 물론 구직자들의 직장을 구해주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학교에 보내주는 등 어려운 이웃의 먹고 사는 문제까지 관심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탁옥남 관장(52) 등 직원들은 박씨의 집을 고쳐주기 20여일전부터 가족들과 대화한 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1년째 집에만 있는 박씨 아들(15)을 인근 중학교측과 협의해 진학시키기도 했다.

이들의 봉사활동은 설립 5년째 계속되고 있으며, 지난해 140가구를 고쳐 준 것을 비롯, 올해 70여가구를 대상으로 활동을 벌이 예정이다.

탁 관장은 “집이 새롭게 바뀌고, 놀던 아이가 학교를 다니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나올 정도로 기쁘다”며 “재활기술을 배운 이들의 봉사활동이 앞으로 살아가는 삶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진동·김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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