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하는 도시개발

우리나라 택지개발이나 도시개발사업에 환경친화적인 개발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지난 80년대 말 착수한 분당, 일산 등 수도권 제 1기 신도시를 시발점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분당, 일산 등 신도시에는 산과 호수, 하천등을 활용한 대규모 생태공원 등 도시의 상징적 이미지로 각인될 만한 갖가지 시설들이 요소요소에 적절하게 배치돼 기존도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시민들의 사랑과 호평을 받고 있다. 무시로 이곳을 찾아 한가롭게 여유를 즐기는 이들의 표정에는 쾌적한 도시환경이 제공하는 즐거움(Amenity)이 스며 들어 있음을 보게 된다. 그래서 도시가 경쾌하고 활력이 넘쳐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제1기 신도시들이 진정으로 환경친화적인 도시냐는 물음을 던진다면 많은 부족함을 느낀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소극적 환경보호 정책에서 탈피, 쾌적한 생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단순히 사업지구내에 호수를 만들고, 공원녹지를 확충하거나, 저층저밀도 아파트를 건설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본다.

어떻게 계획하고 실천해야 실질적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개발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전문가들의 수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환경보전방안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과 자연과 가장 비슷하게 개발하여 사람과 자연이 공생할 수 있는 도시로 개발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사람과 자연이 공생할 수 있는 도시, 즉 인간과 자연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개발이 가능한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을 것이며,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가급적 자연상태에 가깝도록 자연을 흉내내는 방안이다.

우리가 지속가능한 친환경개발을 추구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자연이 스스로 오염된 상태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자정능력’이라 하는데 자정능력을 초과하는 오염에 부딪혔을때 자연은 인간에게 혐오감을 주는 골치덩어리가 되어 인간을 괴롭히게 된다.

지금 한국토지공사는 판교, 김포 등 제2기 신도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등 우리 국토의 주요한 도시개발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들 새로운 미래형 도시들을 보다 환경친화적이고 살고싶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첨단의 도시기능을 갖추면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편리하고 쾌적한 도시, 여기에 아름다운 도시미관과 도시 전역에 유비쿼터스가 적용되는 등 명품도시로 건설하고자 콘크리트로 뒤덮인 하천을 복원, 자연형 친수하천을 만들고, 바람통로를 만들어 도시내로 공기를 순환시키고, 대규모 공원과 인공습지를 조성해 생물의 서식공간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으며, 일부는 시민들에게 상당한 만족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도시개발지역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환경이 우리에게 골치덩어리가 되지 않게 하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계획 초기단계에서 환경보전계획을 우선 수립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런 점에 중점을 두어 각 분야의 환경 전문가들이 참여, 환경보전계획을 수립하고 계획대로 차근차근 실천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들 대규모 개발사업이 완성됐을 때 우리가 지금 계획한 의도대로 자연이 우리 곁에서 미소지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현 도 관

한국토지공사 공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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